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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대상자

기사승인 2020.09.18  12:5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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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철회 목사, 뉴욕 청암교회

   
▲ 차철회 목사, 뉴욕 청암교회

코로나19 시대에 목사로서 무어라도 해야 했기에 2주마다 코로나 검사를 받는다. 교회에서 유일하게 필자만 마스크를 벗고 예배와 설교를 하기 때문이다. 최소한 목사 때문에 성도들이 감염되는 일은 막아야 한다는 생각에서다. 그리고 미루기만 했던 심폐소생술을 배웠다.

심폐소생술은 10초가 지나도록 호흡을 못 하거나 심장 박동이 멈춘 것을 확인하고 시행해야 한다. 가슴뼈가 바닥을 향해 5㎝ 정도 내려가도록 온 체중을 실어 1분에 120번 내외로 엄청난 압박을 가해야 한다. 이전에는 가슴 압박을 30회 실시하고 두 번 입으로 인공호흡을 했지만 최근 인공호흡은 심폐소생에서 제외됐다. 소생 효과도 적고 감염 우려도 있었지만, 압박을 중단하고 인공호흡을 하는 것보다 가슴 압박을 계속하는 것이 생명 회복에 더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심폐소생으로 환자를 완전히 살리거나 고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의사에게 가기 전 살 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요게벳도 아기를 나일강에 던져야 했다. 다른 부모들은 아기가 태어나자마자 강물에 던졌지만, 요게벳은 목숨을 걸고 석 달이나 아기를 숨겨 키웠다.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지만 어쩔 도리가 없다며 “아가야 미안하다”는 말과 함께 눈물로 모세를 나일강에 던져야 했다. 

노예로 태어난 운명을 저주하거나 이집트 황제에 대한 분노와 증오로 이를 갈 수도 있었지만 요게벳은 그렇지 않았다. 사막 가운데 위치한 이집트에서 목재는 귀한 재료였다. 빈곤한 노예라서 아기를 위한 작은 나무배조차 만들지 못하고 나일강 언저리에 자라는 흔한 갈대를 엮어 상자를 만들었다. 

갈대로 만든 바구니라니! 석 달 된 아이가 담긴 갈대 바구니가 강물에 뜬다는 것이 가당키나 한 일인가? 그래도 갈대를 꺾어다 상자를 만들고 노천에서 주워온 콜타르를 녹여 방수하고 그것도 부족하여 나무껍질을 벗겨서 만든 진액을 덧입힌다. 아무리 방수해도 갈대 바구니에 강물이 스며드는 것을 막을 수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요게벳은 구할 수 있는 모든 재료를 주워다가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하여 아기를 강물에 띄웠다. 대부분 히브리인은 노예 운명과 시대를 탓하고 이집트와 그 황제를 증오하며 분노와 원망으로 아기를 강물에 던졌을 텐데 말이다.

어려운 시대다. 정말로 어찌할 바를 모르겠다. 그래도 하나님께서 우리를 포기하시는 일은 절대로 없을 터이니 우리도 포기하지 말자. 참으로 헛수고이고 무의미하게 보이는 갈대 상자를 엮고, 역청을 주워다가 녹여서 바르고, 거기에 나무껍질을 벗겨 진액을 바르자. 이집트 공주에게 발견될 그 시간까지만 버텨내자. 비록 우리가 이 시대를 구원하고 살려내지는 못하지만, 하나님께서 그 역사를 시작하시고 민족과 시대를 구원하실 때까지 최선을 다해 시간을 만들어 내자. 

코로나19로 인한 어려움이 누구 탓이냐를 놓고 각각의 신앙과 정치적 견해에 따라 다름을 넘어 심각한 증오의 분열의 메시지가 난무하고 있다. 미국도 마찬가지다. 지난 11일 미국의 한 매체는 ‘전광훈 목사 재구속에 말 한마디 못하는 거짓 목사들은 회개하라’는 분노와 결기(?)에 찬 전면광고가 실렸다. ‘거짓 목사들은 빨리 회개하고 전광훈 목사에게 용서를 구하지 않으면 하나님의 엄청난 심판이 임할 것’이라는 예언(?)과 심판 선고와 함께 6개의 성경 구절도 적혀있었다. 그가 제시한 성경 구절 중에는 “비판을 받지 아니하려거든 비판하지 말라”도 있었다. 이 광고를 보고 너무도 슬프고 마음이 아팠다. 기독교가 무너져 가는 소리로 들렸다. 

교회는 주님의 십자가 사랑과 희생으로 생명을 지켜내는 일이 사명이며 하나님 뜻이라고 믿는다. 그래서 심폐소생술이라도 배운다. 분노와 증오 대신 눈물과 섬김으로 갈대상자라도 만들고 하나님이 역사하실 때까지 버틸 시간을 만들어 보려고 한다.

기독교타임즈 kmctimes@kmctimes.com

<저작권자 © 기독교타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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