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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가 된 고양이

기사승인 2020.08.07  14:4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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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태수 목사, 성암교회

   
▲ 허태수 목사, 성암교회

호랑이는 사람이 막대기를 던지면, 막대기를 쫓아가서 막대기를 살피는 게 아니라, 막대기를 던진 사람을 향해 덤벼든다. 그놈은 무슨 일이 일어났을 때, 일의 겉모습을 보고는 움직이지 않는다. 그런데 강아지란 놈은 호랑이와는 딴판이다. 가끔 집에서 기르고 있는 강아지를 향해 돌멩이라도 걷어찰라치면 그놈은 쪼르르 굴러가는 돌멩이로 달려가서 앞발로 만져보고 냄새를 맡아보고 나서야 그것을 던진 사람에게로 다시 온다. 이것이 강아지와 호랑이가 다른 점이다.

예배당 앞에는 항상 쓰레기가 쌓여있다. 차곡차곡, 그러니까 분리수거를 해서 쌓아 놓았다면야 무슨 이야깃거리가 될까. 배운 놈이나 어린이나 지나가는 사람이 마구 던져 놓으니 난감이다. 혼자 성질을 내다가 ‘목사가 할 게 뭐 이런 거 아닌가?’ 싶어서 내가 쓰레기 더미를 뒤져 각자 쓰임새를 따라 봉지에 담는다. 그러다가 가끔 쓸만한 물건을 만나 즐거울 때도 있다.

오늘 아침, 예배당을 나가려고 뜰을 내려섰더니 고양이 두 마리가 쓰레기 봉지를 찢어놓고 열심히 뭔가를 주워 먹고 있었다. 일순간, 쫓아 버리려다가 이놈들이 뭘 먹나 알고 싶어서 가만히 보고 있었다. 군인 관사에서 나온 튀김 통닭의 뼈 같았다. 놈들의 뱃살은 이미 땅에 축축 끌릴 만큼 늘어져 있어서 ‘저게 고양인가?’ 싶다. 순간 나도 모르게 그놈들을 향해 지껄였다.

“야, 인마! 느덜이 고양이냐? 생각해 봐라. 지금 너희들 꼴이 정말 쪽팔리는 거 알아? 그렇게 쓰레기 봉지 뒤지는 건 강아지나 하는 짓이야. 느덜은 살아 있는 쥐를 잡고, 사뿐사뿐 지붕을 밟고 다니며 공중을 날아야 고양이지 인마. 안 그러냐?”

내 말이 끝나자 까만 고양이 한 마리가 동작을 멈추더니 나를 빤히 건너다보는 게 아닌가?  ‘옳거니 이놈들이 쪽팔린 줄은 아는 모양이네’ 싶은 마음에 또 지껄였다. 

“그렇지 인마? 니가 생각해도 쪽팔리지? 너 쥐 잡아 본 게 얼마 적이야? 근간에 쥐를 보기는 본거야? 이제 그런 짓 고만하고 쥐 잡을 생각이나 해라. 그래야 니가 고양인 거야!”

하! 그랬더니 이번엔 얼룩덜룩한 놈마저 가만히 머리를 쳐들더니 통닭 뼈다귀가 남아 있는 쓰레기 봉지에서 머리를 빼더니 군인 관사 담장 쪽으로 슬금슬금 걸어가는 게 아닌가? 신이 난 나는 더 큰소리로 지껄였다.

“잘 생각했다. 이 강아지 같은 고양이 자식들아! 지금 쪽팔리더라도 빨리 존재의 방식을 바꿔야 하는 거야 인마! 다시는 여기 얼씬도 하지 마.”

마누라가 창을 열고 내게 말한다.

“누구 하고 말하는 거예요?”
“응. 개양이.”
“개양이요?”
“응 개가 된 고양이와 하는 대화야.”  

나쓰메 소세키의 ‘나는 고양이로소이다’에서 화자인 고양이가 인간들을 두고 이런 말을 한다.
인간은 발이 네 개가 있는데도 두 개만 사용한다. 네 발로 걸으면 빨리 갈 수 있는데도 꿋꿋하게 두 발로만 걷고, 나머지 두 발은 선물 받은 대구포처럼 할 일도 없이 흔들면서 걷는 걸 보면 정말 한심하다. 이런 걸 보면 인간들은 고양이보다 심한 한가한 것들이라, 너무 심심한 나머지 이런 장난을 생각해 내서 즐기고 있는지도 모른다. 다만 우스운 것은 이렇게 한가한 인간이 툭하면 바쁘다 바빠하면서 떠들어대기도 하고, 그 표정 또한 사뭇 바쁜 듯해서 그게 지나치면 ‘바쁘다 바빠’에게 잡아먹히지나 않을까 싶을 정도로 사소한 것에 목숨을 건다는 것이다. 

비유컨대, 쥐를 잡지 않는 게 어디 고양이뿐일까? 쥐는 고사하고 쓰레기 봉지나 탐하는 ‘개양이’가 이젠 집주인을 집 밖으로 몰아냈다. 그런데도 바보 같은 ‘집주인 사람’은 꼬박꼬박 고양이 밥그릇을 채우는 부담을 부담스러워하면서도 떼어내지 못하고 있다.

기독교타임즈 kmctimes@kmctimes.com

<저작권자 © 기독교타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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