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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속은 세습이 아니다

기사승인 2020.07.02  16:5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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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태수 목사, 성암교회

허태수 목사, 성암교회

옛날 어느 나라에 신기한 나무가 있었다. 그 신기한 나무에는 황금빛 열매가 항상 주렁주렁 달려 있었다. 더욱 신비로운 것은 열매의 절반은 사람을 죽게 하는 독으로 가득했고 절반은 생명을 살리는 열매라는 것이었다.

어느 해, 그 나라에 기근(饑饉)이 들었다. 나라 안의 모든 식물이 말라죽었고 사람도 짐승들도 먹을 거라곤 아무것도 없었다. 그러나 그 나무만은 여전히 황금 열매가 주렁주렁 열렸다. 굶주림에 지친 사람들이 모두 나무 밑으로 몰려왔지만 아무도 열매에 손대지 못했다. 어느 게 죽음의 열매이고 어느 게 생명의 열매인지 알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굶어 죽기 직전의 아들을 둔 아버지가 오른쪽 나뭇가지 밑으로 가서 열매를 땄다. 그리고는 눈을 감고 열매를 베어 먹기 시작했다. 하지만 아버지는 죽지 않았다. 그러자 사람들은 그를 쫓아 오른쪽 나뭇가지의 열매를 따 먹기 시작했다. 그때 놀라운 일이 또 일어났다. 오른쪽 나무의 열매를 따는 그 자리에 다시 황금 열매가 열리는 것이었다.

그렇게 사람들은 오른쪽 가지의 열매를 따 먹으며 생각했다. 이참에 위험한 왼쪽 가지를 잘라 내면 헷갈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이다. 그러면 누구나 안심하고 열매를 따 먹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들은 톱을 가져다가 황금 열매 나무의 왼쪽 가지를 몽땅 잘라 냈다. 그런데, 그다음 날 아침에 나무를 보니 오른쪽 가지의 생명 열매가 모두 땅에 떨어져 썩고 있었다. 그 이후 황금 열매 나무는 한 번도 열매를 내지 않았다(나무 명상, 고진하, 148쪽).

쏟아지는 빗줄기를 창밖으로 내다보다가 눈을 돌렸더니 책꽂이에 꽂힌 책들 사이로 셀 실버스타인의 ‘아낌없이 주는 나무’가 고개를 내민다. 옆에 ‘나무 명상’과 나란히 서 있다. 

두 책의 내용은 얼추 비슷하다. 나무는 아이에게 놀이터나 휴식처가 된다. 아이가 자라면 나무는 과일을 준다. 또 나중에는 집이나 배를 만드는 목재가 된다. 잘려나간 뒤엔 소박한 그루터기가 되어 힘없고 병든 사람들에게 쉼터가 된다. 그렇게 200년쯤 살다가 썩어지면서 다시 나무는 200년 동안 자신을 상속(相續)한다. 껍질은 장수풍뎅이나 사슴벌레 딱정벌레에게 음식이 되어 준다. 나무들의 작은 구멍은 벌레집이 되고, 딱따구리들에겐 좋은 사냥터가 된다. 나무의 상처에서 나오는 수액은 벌, 개미, 나비, 나방에게 좋은 음료수가 된단다. 

이렇게 숲 생물 종의 30%가 나무 한 그루를 중심으로 연결되어 살아가고 있다. 이렇게 서로를 이어 주는 것이 ‘상속’이다. 본래 이것이 ‘상속(相續, Inheritance)’의 의미다. 서로를 이어서 생명이 되도록 하는 것이 ‘상속’이다. 나무는 이렇게 생명체 전체를 위해 상속하며 존재한다. 그러나 사람들은 왼쪽을 베어 버리고 오른쪽만을 독점하려고 한다. 그래서 오늘날 ‘상속’의 개념은 ‘이어 주는 게’ 아니라 ‘나’만 혹은 ‘우리’만 갖는 것이 되고 말았다.  

숲의 나무는 거룩한 상속자다. 그러나 저잣거리의 사람들은 더러운 세습자다. 숲의 상속자들인 나무는 열매를 따도 그 자리에 즉시 황금 열매가 주렁주렁 맺힌다. 거룩한 상속, ‘사회상속’을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람(목사는)은 ‘나’만 세습하고, ‘우리’만 상속하기 때문에 금세 숲을 괴사시킨다. 그래서 ‘세습’은 상속보다 백배는 더 나쁘다. 사회적이고 공동체적인 범죄다. 

그런데도 물려줄 게 있는 곳에는 언제나 상속 아닌 ‘세습’이 똬리를 틀고 있다. 몇 해 전에 ‘세습 금지법’이란 장치를 만들기는 했지만, 새벽마다 기도하는 이들은 ‘그것을 피해 가는 지혜’가 백 가지도 넘는다. 저들에게 하나님은 ‘언제나 기도에 응답하시는 전능하신 야훼’이신 까닭일까. 돈 많은 한국 제일의 부자 아들이 교묘하게 상속도 하고 세습도 했다가 얼마 전에 두 손 번쩍 들고 잘못했다고 항복하는 기자회견을 보았다. 상속과 세습을 위한 후계자 선정의 불법을 진심으로 뉘우친다는 그 이후가 어떻게 될는지는 모르겠으나. 엊그제도 제 자식 담임목사 자리에 앉히려고 산전수전 공중전까지 치르는 은퇴하는 이웃 목사의 전투력을 보니 금세 감리회의 숲이 헐벗게 될 건 뻔한 이치다. 이렇게 ‘감리회’ 숲은 오래전부터 황폐해져 왔다. 점점 감리회의 다채로운 생명성이 줄어드는 것이 그 증좌다. 

창밖을 보니 7월의 장마 빗줄기가 빨랫줄 같다.

기독교타임즈 kmctimes@kmctimes.com

<저작권자 © 기독교타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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