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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가치·원칙 버리면 교회 사라진다

기사승인 2020.06.16  23:0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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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직윤리위원장 원성웅 감독 인터뷰
“‘너희도 거룩하라’ 하나님 명령 새길 때”

제33회 총회 성직윤리위원회가 지난 10일 첫 가동됐다. 이날 열린 성직윤리위원회는 지난 4년 간 처음으로 열린 공식회의다. 앞서 감독회의는 지난달 15일 열린 8차 회의에서 전준구 목사의 MBC ‘PD수첩’ 관련 성직윤리위원회 가동을 결정한 바 있다.

본지는 제33회 총회 성직윤리위원회 위원장을 맡은 원성웅 서울연회 감독(사진)을 지난 16일 서울연회 집무실에서 만났다.

 

제33회 총회 성직윤리위원회 위원장을 맡은 원성웅 서울연회 감독

 

어렵고 힘든 시기에 성직윤리위원회 위원장을 맡으셨다.

제33회 총회 시작 직후 열린 감독회의에서 위원장을 누가 맡아야 하는지 물었다. 감독들이 거부했고, 전명구 목사의 감독회장 직무가 또다시 정지되면서 직무대행 체제가 됐다. 결국 돌고 돌아 위원장직을 맡게 됐다.

 

위원회 역할이 중요한 시기이다.

조직을 구성해서 첫 회의에서 검토해보니 성직윤리위원회는 수사권과 공소권 같은 강제력이 없다. 단지 기준을 세우고 권면하는 일 정도만 가능하다. 목회자 윤리강령은 있는데, 남성 목회자 중심으로 만들어져서 그런지 성범죄와 관련한 구체적인 규정은 없었다. 식사 비용과 같은 세부적인 기준이 제시된 것과는 달리 성폭력 문제에 대해서는 교회 안에서 여성들과의 신체적 접촉 제한, 일이 발생했을 경우 근신과 처벌의 처리 문제도 규정이 되어있지 않는 등 전혀 구체적이지 않았다.

 

위원회가 현재 진행 중인 활동에 대한 설명이 필요할 것 같다.

활동 시작 후 많은 분들로부터 자료를 보고 받았고, 입장이 다른 양 측의 주장도 모두 청취했다. 16일 현재 위원들이 온라인 단체 대화방에서 성명서 초안을 회람하며 의견을 교환했고, 막판 조율 중이다. 10일 첫 회의 당시 전국 7개 연회에서 위원들이 참석했고, 19일 두 번째 회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발표될 성명서에는 어떤 내용들이 포함되는가.

감리교회 지도자로서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다. 감리교회 목회자들 역시 코로나19 감염병 확산 사태로 어려운 시간을 보내며 자괴감을 느끼고 있을 것이다. 감리교회의 지도자 중 한 사람으로서 사과하지 않을 수 없다.

방송에도 감리교회에 대한 존중을 요청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비판은 좋지만 일부의 문제가 전체의 문제로 일반화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11년 간 지속되어온 문제를 전임과 후임 목사 간의 대결 구도로만 볼 것은 아니라는 생각도 있다. 해당 사안은 윤리적인 문제이고, 사회법에서 간음이 죄가 아니라거나, 증거 불충분으로 무죄 판결을 받았으니 문제가 없다고 주장하는 것은 성직자로서의 합당한 자세가 아니다. 그래서 전준구 목사에게도 내면 깊은 곳에 있는 양심의 소리를 듣고 행동하는 것이 옳다는 권면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감리교회 구성원 모두는 늘 하나님 앞에 서있다. 이러한 기본 원칙과 감리교회의 입장이 포함될 것이다.

 

11년이나 지속되어온 문제이다. 해결 가능한 시점을 놓쳤고, 모두가 정직하지 못한 가운데 방임해 온 결과라는 지적도 있다. 피해자는 보호 받지 못했다.

법적 논리를 떠나 다수의 피해자가 존재하는 상황에서 이렇게까지 오랜 시간을 끌어온 이유는 정치논리 때문이다. 관계와 학연에 따라 서로 호형호제할 수 있겠지만, 이번 사건은 하나님의 공의를 인간애로 덮은 대표적인 불신앙의 사례다. 이미 오래전에 판단을 내렸어야 했고, 성경의 거룩과 성결의 가치를 따르지도 않았다. 정치 구도 혹은 전임자와 후임자의 갈등 여부를 떠나서 명확하고 투명하게 처리했었어야 했던 문제다. 이것은 진정한 감리회가 아니다.

사회적으로 화간은 무죄이며, 결정적인 사람들이 증언대에 나서지 않았다는 이유 등으로 사회법이 무죄를 판결했다. 그러나 재판에서 이겼다고 간음한 자가 ‘무흠’을 주장하며 목회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교회는 믿음의 가치를 우선으로 하는 교회의 질서에 따라 치리 되어야 마땅한 조직이다. 그런데 교회가 교회의 가치와 원칙을 지키지 못하고 여기까지 끌고 온 것은 심각한 문제일 수밖에 없다. 객관적 입장에서 볼 때 사건이 일어나고 그에 대한 처리가 10년 넘게 지연되어 왔다는 사실만으로 웃기는 집단인 것이다. 그러한 차원에서 보면 언론의 보도는 사회·보편적 시각에서 옳다고 생각한다. 감리교회는 이러한 사회·보편적 시각을 인식해야 한다.

 

사건 발생 초기부터 인사권한의 주체인 개체교회와 연회가 담임자 처리를 분명히 하고, 교정 작업에 정 들어갔어야 했다. 하지만 늘 그렇지 못했다.

문제를 올바로 처리하지 않은 교회는 사라질 수밖에 없다. 법적으로 제대로 처리하지 않았기 때문에 감당해야 하는 일이다. 문제가 발생하면 근신의 기회를 주고, 교정 의지가 없다면 중징계 처분을 해서라도 가치를 바로 세우고 원칙을 지켜나가야 한다. 가치와 원칙이 사라진 결과 교회가 사라지는 일을 누가 막을 수 있겠는가. 제2, 제3의 사건 예방 차원에서라도 감리교회 구성원 모두가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한다.

감리교회는 10년 넘게 이어온 감독회장 선거 소송 사태 속에서 속이 곪아 터져 왔다. 현재 감독회장에게는 개체교회 담임목사에 대한 인사권이 없다. 목회자의 인사권한이 감독에게 있다고 하지만, 실제 감리회는 파송 제도를 버렸고 교회 사유화 문제로 이어지고 있다. 개체교회의 심각한 문제가 생겨도 처리방안이 없고, 넘쳐나는 목회자들에 대한 인사적체는 또 다른 악순환의 원인이 되고 있다.

천주교 사제들의 소년 성추행 사건을 극화한 영화 ‘스포트라이트’를 돌려보았다. 두 명의 기자가 사제들의 갑작스러운 인사이동의 원인과 피해자를 끝까지 추적했다. 그 결과 퓰리처상을 받았고, 교황청의 공식 사과까지 이끌어냈다.

개신교는 타 종교와 달리 내부의 문제를 감추기 어렵다. 그래서 투명성이 강화되는 과정에 있는 것이다. 결국 숨길 수 없는 공동체가 건강성을 유지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고인 물은 반드시 썩게 돼 있다. 고인 물을 흐르게 할 방법도 찾아야 한다. 그 방법 중 하나가 언론의 역할일 수 있다.

 

10년 넘게 얽히고설킨, 누군가가 꼬아놓은 문제를 맡으셨다. 후회는 없나.

성직윤리위원회 위원장을 잘 맡았다. 오늘을 위해 하나님께서 감독의 직분을 주셨다고 생각한다.

오늘날의 음란한 시대에는 백성과 성직자 모두 자유로울 수 없다. 감리교회는 종교개혁자들의 선언을 넘어 ‘오직 믿음’으로 구원을 받고, 구원을 받은 백성이 ‘성화’를 이루되 ‘그리스도인의 완전’에 이르기까지 노력하기 위해 발버둥 치기 위한 공동체다. 그런데 감리교회 목사가 ‘믿음으로 말미암는 의(=칭의)’만 이야기할 뿐, 이를 넘어 성화와 완전을 향한 ‘행동’과 ‘삶’은 이야기하지 않는다. 사람에 대한 존중은 없고, ‘교회 성장’과 경제적 부요함만을 이야기할 뿐이다.

구약성경에는 ‘거룩’이 약 288회 등장한다. 출애굽기에서 레위기로 이어지는 동안 지속해서 ‘거룩할 것’을 요구하셨다. 감리교회는 거룩하신 하나님께서 “내가 거룩하니 너희도 거룩하라(레 11:40)”는 명령을 가슴에 새겨야만 한다.

수사와 판결 권한이 없는 위원회이지만, 향후 감리교회의 심사와 재판 전반의 풍향계는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신동명 기자 journalist.shin@gmail.com

<저작권자 © 기독교타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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