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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님의 부활과 ‘엉덩이의 살’

기사승인 2020.04.09  14:4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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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태수 목사, 성암교회

   
▲ 허태수 목사

‘피에타(Pieta)’라는 미켈란젤로의 조각상이 있다. 피에타는 이탈리아어로 ‘경건한 마음’, ‘경건한 동정(同情)’이라는 뜻으로 “신이여 불쌍히 여기소서”라고 기도할 때 쓰는 명사다. 그러나 우리가 보통 쓰는 ‘피에타’는 고유명사로 회화에서 성모 마리아가 죽은 예수의 시신을 무릎에 안은 구도를 표현하는 것이다. 조각이나 성화 이야기를 하려는 건 아니다. 이들이 표현하는 예수의 몸을 좀 보라는 거다. 어디서든 예수의 모습은 ‘뒤틀린 철사’처럼 말라 있다. 엘 그레코의 ‘예수’라는 회화도 마찬가지다.

어디선가 이런 글을 읽은 적이 있다. 어떤 관광객이 석굴암에서 경험했던 이야기인데, 교과서에서 배운 대로 이리저리 아는 만큼 석굴암의 부처상에 대해 감동하고 있었다. 그때 몇 명의 외국인들이 그의 뒤에 섰다. 그는 ‘아! 외국인들은 과연 이 당대의 위대한 조각상을 보고 뭐라고 할까?’ 궁금했다. 그래서 그들의 대화에 귀를 기울이었는데, 얼마 지난 즈음 금발의 한 여인이 부처님 엉덩이 쪽을 가리키며 이렇게 말했다.

“too fat!”

이 단어의 뜻은 “야! 너무 살쪘다”다.

예수님은 결코 ‘too fat’이 아니다. 반대로 예수는 철저히 ‘철사처럼’ 말라 있다. 피를 흘리며, 아파하고 슬퍼하기도 한다. 그러면 예수님의 모습은 왜 석가모니와 정반대일까? 

왜냐하면 예수님은 ‘사랑’하고 있는 까닭이다. 예수님의 ‘사랑’은 석가모니의 자비와 다른 것이다. 자비는 연민에서 시작될 수 있다. 그러나 사랑은 연민이 아니라 사람의 고통 속에서 나온다. 그러기 때문에 무언가를 사랑하고 있는 사람은 희열만이 아니라 위험과 비탄과 어려움에 휩싸이게 된다. 그것은 자비에서 얻는 편안보다는 철사처럼 야윈 모습으로 상징되는 세계다. 이래서 석가모니는 ‘too fat’하지만, 예수님은 야위고, 가냘프고, 슬프고, 고통스럽고, 비탄스럽게 그려지는 것이다.

예수님은 자기의 부활을 믿지 않는 도마에게 손바닥의 못 자국을 보여주었다. 그 자신에게는 고통의 자국이다. 그러나 지금 도마에게 그 고통과 슬픔의 못 자국은 사랑을 증명하는 표지다. 그러니까 사랑은 고통이며, 슬픔이며, 비탄이며, 철사처럼 야위는 거란 말이다. 사랑한 사람은 누구나 자기의 손바닥에 찍힌 그러한 못 자국을 가지는 거다. 옆구리에 고통의 창 자국을 가지는 거다. 비록 예수의 그것보다는 작고 희미할망정, 누군가를 절실히 사랑하고 사랑한 사람에겐 고통의 자국이 선명히 남아 있게 마련이다. 고통의 상흔이 있게 마련이다. 그게 그가 누군가를, 뭔가를 사랑했다는 증빙이다. 그것이 없으면 사랑한 게 아니다.  

사랑을 선택한 사람,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은 고통과 슬픔의 못 자국을 갖는다.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은 자신을 철사처럼 마르게 하는 일이다. 사랑을 선택한다는 것은 마구간에서 태어나 십자가에서 죽는 것 같은 괴롭고, 외롭고, 고통스러운 흔적을 갖는 일이다. 사랑한다고 하면서 고통의 상흔 대신에 편안을 구하거나 그래서 살쪄간다면, 부유해지거나 부유한 삶을 원한다면 그는 사랑을 알지 못하는 사람이다. 누구를 사랑하지 않는, 누구도 사랑할 수 없는 사람이다.

우리는 고통을 통해서만, 못 자국을 보여주는 것으로만 마음을 열어 보일 수 있다. 예수님은 고통과 외로움, 그리고 고독과 비탄 속에 절명하면서 철사처럼 마른 모습으로 우리를 사랑하셨다. 그런 예수님이 다시 살아나 우리에게 부활의 몸을 보여주신 까닭은 무엇일까. 아마도 그것은 우리의 엉덩이 때문이 아닐까.

‘too fat or Pieta’ 말이다.

부활은, 십자가의 고통을 당해 죽었다가 살아난 그의 사랑을 따라 ‘too fat’이 아니라 ‘피에타’처럼 나를 사랑으로 바짝 말리는 일이다.  

기독교타임즈 kmctimes@kmctimes.com

<저작권자 © 기독교타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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