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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에도 ‘존 웨슬리’가 필요하다

기사승인 2020.03.05  01:3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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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임 있는 선교’로 미얀마 복음의 꽃봉오리 움트다
밍글라바! 미얀마 ② 두 얼굴의 미얀마 학교

미얀마의 민주화로 경제 성장률이 급상승하고 있지만, 미얀마의 교육 수준은 여전히 상당히 낮다. 의무교육도 유치원 1년과 초등학교 5년이 전부다. 하지만 의무교육조차 지키지 않는 가정이 많아 오늘날 미얀마의 아이들은 일찍이 거리, 식당 등 일터에 내보내지고 있다.

국가 총소득(GDP)에서 교육 예산은 겨우 2%밖에 되지 않는다. 워낙 국가적으로 불교가 강성인 탓에 남녀차별도 심각한 수준이다. 여성의 경우 새벽부터 출근해 각종 근무지에서 일하고 있는 반면, 남성의 경우 정부에서 생활비가 지급되기 때문에 일터보다 여가생활을 더 많이 즐기고 있는 모습을 미얀마 어디에서든 쉽게 볼 수 있다.

어느 부모라도 자녀를 일터보다 학교로 보내고 싶은 마음은 같을 것이다. 그러나 미얀마가 개혁과 개방의 길에 들어서면서 관광 산업 규모가 커지는 만큼 아직도 대다수의 미얀마 아이들은 호텔로, 사원 앞으로, 식당으로, 거리로 내몰려져 일하는 실정이다. 특히 가정 형편이 어려운 경우에는 더욱더 그렇다.

 

야마웅 목사의 학사 침상에 놓인 낡은 걸상 위, 누군가 공부한 흔적을 남겨놓았다. 공부 중에 학사를 방문한 선교팀을 보자마자 뛰쳐나갔을 아이의 모습이 상상된다.

무료로 먹이고 재웠고, 가르치며..
책임져야만 가능했던 사역

인레호수교회 야마웅 목사는 냥쉐에서 학사를 운영하고 있다. 우리나라 교회들이 운영하는 학사와 비슷한 체제지만 형편과 상황은 완전 다르다. 학사가 없었다면 학교에 가지 못했을 아이들이 많은 미얀마였다. 우리나라는 2개 근린주거구역 단위 1개 비율로 초등학교가 있지만, 미얀마의 경우 학교 설치가 지역 내 매우 한정적이기 때문에 학교가 두세 시간 떨어진 지역에 사는 아이들이 대부분이고, 결국 많은 아이들은 학교 다니기를 포기한다.

별도의 학사 건물 마련이 어려운 탓에 야마웅 목사 내외도 학사에서 함께 생활하고 있었다. 교회학교 아이들의 교육을 위해 집 대신 학사를 선택하고, 매일 수많은 아이들의 도시락을 준비하는 그들의 헌신은 값진 책임감, 사역이었다.

16년째 운영되고 있는 학사는 대부분 인따족 마을의 아이들이 와서 기숙하며 공부한다. 현재 24개 가정의 아이들이 야마웅 목사 부부와 함께 살며 학교에 다니고 있다.

그동안 학사를 다녀간 아이들 중에 목사가 된 아이도 있었다. 워낙 어려운 상황에 대부분 중등과정까지 마친 후 대학 진학보다 직장을 구하거나 고향으로 돌아가지만, 보통의 미얀마 아이들에게 흔치 않은 공부할 기회라 야마웅 목사의 학사에는 언제나 아이들이 붐빈다.

미얀마는 이렇게 책임 있는 선교를 해야만 했다. 자기 자식 하나 키우기도 어려운 일인데 야마웅 목사는 학사에 오는 모든 아이를 자기 자식처럼 키워냈다. 그리고 예수님의 사랑을 전하고 예수님의 제자로 키워내며 하나님 앞에서도 책임 있는 모습을 보이고자 노력했다.

 

학사의 성경책들. 야마웅 목사는 어느 때든 누구나 쉽게 성경을 볼 수 있도록 했다.
학사 내부 전경. 여학우는 1층, 남학우는 2층에서 함께 사는 학사는 칸칸의 방이 아닌 이어진 침대 위로 커튼이라 보이기에는 엉성한 천이 줄에 매여 있다.
학사에 냥쉐 인근 지도와 예수님의 커다란 초상화가 함께 걸려 있다.

함께 찬양하며 뛰놀고
미술, 음악, 체육으로 책임 선교

영국의 오랜 식민지배에 따른 영향인지 미얀마는 영국식 교육제도를 도입했다. 따라서 미술, 음악, 체육 등 예체능 과목이 없다. 그래서 예체능을 활용한 선교 활동은 미얀마 학생들에게 최고의 선물이 된다.

지난 4일 학사를 방문한 삼송교회 중고등부 학생들은 미리 준비하고 연습해간 미얀마어 찬양으로 미얀마 친구들과 함께 부르며 마음을 열었다. 몸 찬양을 좋아하는 미얀마 친구들을 위해 워십도 선보였다. 함께 한마음으로 예배드리다 보니 말은 통하지 않았지만 어느새 친구가 되어 있었다. 미얀마 아이들은 삼송교회 중고등부 아이들과 함께 서로의 얼굴에 그림을 그려주고, 풍선으로 인형을 만들고, 바람개비를 만들어 함께 뛰놀며 너무나 즐거워했다.

 

미얀마 냥쉐의 학사 아이들이 처음 만들어 본 바람개비를 들고 뛰놀고 있다. 교육환경이 열악한 미얀마에서 많은 목사들은 미얀마의 교육을 책임지며 사역하고 있다. 야마웅 목사는 세를 얻은 집에서 학사를 열고 24가정의 아이들을 무료로 먹이고 재우며 학교에 보내고 있다.
일반적으로 미얀마 집 안에는 불상을 놓을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야마웅 목사가 임대한 집도 동일한 구조였다. 단, 불상이 아닌 예수님의 초상화와 꽃꽂이가 정성스럽게 놓여져 있었다.
대문 밖 동네 아이들이 한국 손님들의 모습을 보러 기웃거리다 함께 풍선아트를 하는 모습.
바람개비를 만든 후 한 컷.
마당에 설치한 발전기로 전기를 생산하고 있지만 턱 없이 부족한 학사였다. 마당의 수돗가에서 설거지 하는 중고등부를 위해 청년부가 핸드폰 플래쉬를 비추고 있다.

 

200명의 미얀마 아이들
모은 두 손, 주께 향한 기도

야마웅 목사의 학사를 방문하기 전 삼송교회 중고등부는 인레호수 인근 다삐에삥 마을의 유·초등학교를 방문했다. 초등학교 150여 명, 유치원생 50여 명의 아이가 있는 학교였다. 13명의 선교팀이 200명의 아이들에게 둘러싸여 예체능 활동을 하다 보니 어느새 동네 어른들도 모두 찾아와 구경하고 있었다.

풍선아트, 페이스페인팅, 풍선아트 뿐만 아니라 티셔츠에 그림 그리기, 색칠공부 등 더 다양한 예능 활동을 준비했다.

다삐에삥 유치원 선생님들은 색칠공부를 전혀 해본 적 없는 듯했다. 선교팀이 색연필, 사인펜, 색칠공부를 유치원에 놓고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였다. 선생님들은 심각한 표정으로 50여 명의 아이들을 한 교실에서 다른 교실로 한 명씩 불러내 종이와 색연필, 사인펜을 주고 색을 칠하게 하고 있었다. 다같이 함께 색칠공부하는 방법을 전혀 몰랐고, 색연필과 사인펜이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함께 나눠 쓴다는 것 자체를 생각하지 못했다.

선교팀이 아이들을 위한 상을 더 펴달라고 한 후 색연필과 사인펜을 상마다 놓고 아이들을 모두 불러내 앉혀 함께 색칠공부를 시작하자 그제야 선생님들 얼굴에 웃음이 띠기 시작했다. 아직 색에 대한 개념과 무지개색이 7가지인 걸 모르는 유치원 아이들을 위해 마음껏 다양한 색으로 칠해도 된다고 가르쳐주자, 선생님들은 갸우뚱하면서도 곧바로 아이들 모두에게 색칠하는 즐거움을  알려주었다.

티셔츠에 그림 그리던 팀에 모두가 놀랄 정도로 뛰어난 실력의 그림을 그리는 아이가 있었다. 자신의 가방에 그려진 강아지를 똑같이 티셔츠에 그려낸 아이였다.

김미혜 선교사는 “처음 해보는 모든 예체능 활동이 미얀마 아이들에게는 모든 것이 신기해 보이는 듯했습니다. 학교 교사들은 선교팀이 가져온 미술 재료 등을 구하기 어렵기 때문에 평소 아이들이 미술 활동을 접해볼 기회가 없다고 합니다. 누군가의 발걸음이 아무 경험 없는 어린 친구들에게 기회를 줄 수 있다는 것은 기쁨을 나누는 일입니다”라며 “우리가 가진 것이 늘 풍성함에 감사하며, 나누는 특권도 축복임을 삼송교회 중고등부를 통해 보았습니다”라고 전했다.

어느덧 아이들과 활동하다 보니 점심시간이 되었다. 삼송교회도 다삐에삥 아이들과 작별할 시간이었다.

전교생이 툇마루에 모여 도시락을 앞에 놓고 앉았다. 그리고 두 손을 모아 눈을 감고 합창 기도를 시작했다. 일반 공립학교에서 부처에게 하는 식사기도였다. 약 3분의 합창이 끝나자 아이들은 곧바로 밥을 먹었다. 아이들의 우렁찬 목소리가 부처에게 하는 식사기도라는 것을 알았을 때 선교팀 모두는 충격을 받았다.

황효빈 학생(14)은 “한국의 교회학교처럼 ‘날마다 우리에게 양식을 주시는’과 같은 찬양기도인 줄 알았어요. 그런데 부처에게 하는 식기도일 줄 몰랐어요”라며 놀라워 했다.

서수진 청년은 “선교봉사를 하면서 회개하게 되었어요. 그림 잘 그리는 아이를 보며 학창 시절 음악, 미술, 영어 학원 등 다니는 것에 불평 불만했던 것에 회개했어요. 그리고 마음껏 공부할 수 있게 해주신 부모님께 감사한 마음이 들었습니다”라고 고백했다.

18세기 영국 아동복지를 위해 고군분투했던 존 웨슬리 목사가 있었기에 영국 어린이들은 굴뚝 청소부에서 해방될 수 있었다. 오늘날 어디에서나 마주칠 수 있는 미얀마 어린이 노동자들을 위해서라도 미얀마에는 아동복지가 절실하다. 책임지는 선교로 미얀마는 복음의 꽃봉오리가 움트고 있지만, 더 많은 관심이 필요한 미얀마다.

부처에게 식사기도를 하고 있는 미얀마 초등학생들 모습이다. 찬창 위에 부처상이 놓여있다. 부처를 믿지 않는 아이라 해도 학교 방침상 부처에게 식사기도를 해야 한다. 이날 몇몇 교사들은 선교팀의 선교활동을 크게 기뻐하지는 않는 눈치였다. 미얀마에서 할 수 없는 음악, 미술, 체육 활동이었기에 선교활동은 가능했다.
다삐에삥으로 가는 인레호수 위의 수경재배밭. 미얀마의 70% 물량의 토마토를 이곳 인레호수 수경재배밭에서 일궈낸다.
이른 아침 미얀마의 여인이 수경재배밭에서 토마토를 수확하고 있다.
인레호수 물 위에 둥둥 떠 있는 밭에 유기농 토마토가 주렁주렁 매달려 있다. 호수 위의 밭은 이동식으로, 필요한 만큼 떼어 옮겨 붙일 수 있다.
인레호수 인근 다삐에삥 마을의 유·초등학교로 걸어가고 있는 중고등부 단기선교팀. 우기에는 배를 타고 가야 할 정도로 물이 많지만 가뭄까지 겹친 2월의 건기에는 걸어가야만 했다.
다삐에삥 유치원의 아이들이 타지에서 온 외국인이 신기한 듯 손을 흔들고 있다.
수업 중 공부에 열중하고 있는 다삐에삥 초등학교 아이들.
미얀마 국민 점심 도시락. 상점에서도 쉽게 구입할 수 있는 이 도시락은 어린 아이들부터 어른까지, 어디에서나 미얀마인들이 들고다니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다.
미술, 체육 등 예능 활동에 즐거워하는 미얀마 아이들.
미술, 체육 등 예능 활동에 즐거워하는 미얀마 아이들.
미술, 체육 등 예능 활동에 즐거워하는 미얀마 아이들.
미술, 체육 등 예능 활동에 즐거워하는 미얀마 아이들.
가뭄까지 겹친 2월의 건기. 물이 가득해야 할 논에 말라 비틀어진 조각배가 서있다.
인레호수 위의 나무 전봇대.
인레호수 주민들이 수상보트를 타고 이동하고 있다.
나무를 잘라 팔거나 화전을 일구느라 인레호수 주변의 산들은 민둥산인 경우가 많다.
화전 중인 미얀마의 산들. 미얀마 2월의 하늘은 뿌옇다. 미세먼지 때문이 아니라 산 곳곳마다 화전민들이 불을 지르는 까닭에 연기로 가득 찼기 때문이다. 이 연기 때문에 미얀마 풍경이 더욱 묘한 느낌으로 다가오기도 한다.

 

미얀마 냥쉐=김목화 기자 yesmoka@hanmail.net

<저작권자 © 기독교타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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