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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체의 영성훈련 영성지도 훈련

기사승인 2019.06.05  16:4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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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수천 교수(협성대 기독교영성학)

우리 삶의 영적인 목표 가운데 하나는 하나님의 뜻을 확인하고 그 뜻에 순종하는 삶이 아닐까? 사실 이것은 영성가들이 추구했던 연합의 한 의미이기도 하다. 영성적 의미의 연합이란 두 가지 차원으로 말할 수 있는데 하나는 존재론적 연합이고 다른 하나는 인식론적 또는 의지론적 연합이다. 존재론적 연합이란 우리의 영혼이 하나님의 사랑에 의해 압도되는 경험으로 영성가들은 이것을 숯불에 달구어진 쇠에 비유하기도 하였다. 또는 포도주통에 떨어뜨린 물방울에 비유하기도 하였다. 한편, 인식론적 또는 의지론적 연합이란 하나님의 뜻을 분명히 인식하고 의지적으로 그 뜻에 순종하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하나님의 뜻을 이해하고 그 뜻에 순종한다는 것이 결코 쉽지 않다. 다윗은 하나님의 성전을 지으려 했지만 하나님은 그의 계획을 승낙하지 않으셨다. 교회사에서 볼 때 성 프란시스코는 자신의 노방 전도 계획에 대한 주님의 인도를 확신하기 위해 자신이 가장 신뢰하는 제자이자 동료였던 클라라 자매와 실베스터 형제에게 영적 도움을 요청하기도 했다.  이처럼 신자가 자신의 삶의 과정에서 하나님의 뜻을 확인하는 일에 어려움들이 있어 기독교 영성전통에서 영성지도(Spiritual Direction) 사역이 시작되었다고 할 수 있다. 영성지도란 한 마디로 요약하면 영적인 방향을 지도해 주고 성령의 음성과 인도를 분별하도록 도와주는 사역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영성지도의 전통은 고대 사막 수도 시대에 시작되었다. 이집트 사막 수도의 아버지인 안토니 이후 사람들은 사막 수도자들의 영적 분별력과 지혜로부터 도움을 얻고자 그들을 찾아가 조언을 부탁하였다. 특별히 수도 생활의 입문자들이 수도생활의 선배들에게 기도생활에 관한 조언을 듣기 위해 그들을 찾았다. 사실 영적 구도의 길에서 초보자가 자신의 내면에서 활동하는 성령을 경험하고 그 뜻에 순종하는 것은 그렇게 쉬운 것은 아니다. 그래서 기도 생활을 통해 그러한 길을 먼저 걸어간 영적 선배의 지도가 필요했던  것이다.

이러한 영성지도 사역의 필요성을 절감해 현재 미국에서는 국제영성지도자 협회(Spiritual Direction International)가 결성되어 활동하고 있다. 다행스럽게 국내에도 영성전공 학자들을 통해 그러한 과정이 개설되고 있다. 그런데 그러한 과정의 개설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다양한 기도의 경험을 통해 성령의 임재를 경험하는 기도훈련이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그 이유는 첫째, 요리사에게 식재료가 필요하듯 영성지도를 위해서는 영성지도의 내용인 기도의 경험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둘째, 저마다 성격이 다른 것처럼 신자들이 좋아하는 기도의 종류나 방법도 다르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본성적으로 통성기도를 좋아하는 신자들이 있는가 하면 침묵기도를 편하게 생각하는 신자들이 있기 때문이다. 그런 맥락에서 이제는 한국교회에 통성기도 중심의 기도생활에서 다양한 침묵기도와 관상기도도 병행하는 새로운 기도의 훈련이 절실해 보인다. 

안타깝게도 현재 한국교회의 새벽기도회나 금요기도회 상황에서는 기도의 경험에 대한 나눔이나 지도를 하는 것이 용이하지 않다. 그래서 기도 시간을 통해 분명히 성령의 임재를 경험하지만 구체적으로 어떻게 기도하고 있으며 어떻게 영적으로 진보하고 있는지 자세히 알기가 어렵다. 다시 말해 바람직한 기도의 열매라고 할 수 있는 성화와 이타적인 존재로 성숙하도록 도와주는 사역이 잘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참으로 안타까운 상황이다.

이제라도 영성지도 훈련을 시작해야 하는 상황에서 그럼 누가 영성지도 사역을 감당할 수 있을까? 현재의 한국교회 상황에서는 우선 목회자들이 그 사역을 감당할 수 있다고 생각된다. 왜냐하면 기도의 올바른 방향을 성화와 이타적인 삶으로 정한다면 대부분의 목회자들이 어렵지 않게 기도자들의 기도경험을 조언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성경을 토대로 기도 가운데 경험하는 성령의 임재에 대한 목회적 조언들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참고로 도움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필자가 인도하는 기도학교의 영성지도 매뉴얼을 소개해 보고자 한다.

필자는 소그룹에서 기도자들이 자신들이 그 기도 시간 가운데 무엇을 느끼고 무엇을 생각했는지 두 가지를 중점적으로 나누도록 한다. 그리고 각 그룹에 기도의 경험이 많은 인도자를 세워서 그 인도자가 기도의 나눔과 영성지도를 하도록 한다. 그룹별 나눔 후에는 다시 전체적인 나눔을 통해 필자가 필요하면 적절한 조언과 안내를 하기도 한다. 이것은 흔히 상담학에서 실천하는 상담자의 상담 활동을 지도해 주는 슈퍼 비전(Super Vision) 사역과 유사한 것이다. 현재 위에서 언급한 국제영성지도자협회에서는 이러한 방식의 슈퍼 비전을 실천하고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때때로 영성지도자가 자신의 능력에 한계를 느끼거나 어려움을 경험할 수도 있다. 그런데 영성지도자의 인도가 다소 미흡할 경우에도 참가자들은 나눔을 몇 차례 진행해 보면 자연스럽게 성장해 간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즉, 다른 사람들의 나눔을 통해 자신의 기도 방향이 어떠한지를 스스로 분별하기 때문이다. 이것이 영성지도 사역에서 의미하는 동료간 멘토링이라고도 할 수 있다. 그러므로 기도의 경험에 대한 나눔이 절박한 한국교회에서 기도생활을 좋아하는 신자들을 대상으로 영성지도 사역이 많이 실천되기를 소망해 본다. 

이번 한 주 우리 각자의 영적인 멘토인 주님 앞에서 자신의 기도생활을 성찰해 보는 한 주가 되기를 소망해 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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