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벧엘의집 김장 담그는 날

기사승인 2018.12.12  15:1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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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용철 목사(벧엘의집)

예전엔 겨울준비 하면 추운겨울을 이겨낼 땔감준비와 겨울 동안 먹을 양식 그리고 우리 식탁에서 대표음식인 김장김치를 준비하면 된다고 했다. 벧엘의집도 겨울준비를 한다. 건물이 오래된 것이어서 창문 대부분이 찬바람이 술술 들어온다. 그래서 비닐을 쳐서 바람구멍을 막고 사무실과 편의시설은 연탄난로이기에 난로를 설치하고 겨울 동안 쓸 연탄을 들여야 한다. 그리고 1년 동안 먹을 김장을 담근다.

매년 11월 마지막 주간쯤에 한 주간 동안 벧엘의집 김장을 담그는데 올해도 5000포기의 김장을 했다. 김장을 5000포기 정도 했다고 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의아해 하며 놀란다. 그도 그럴 것이 생활시설인 울안공동체 식구들이라고 해야 고작 52명이 정원이기에 아무리 1년을 먹는다고 해도 김치만 먹는 것도 아니고 도저히 셈이 되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벧엘의집 김장은 울안식구들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700여명의 쪽방식구들에게 나눠줄 김장이라고 하면 그제서야 고개를 끄덕인다.

김장재료인 배추와 무, 고춧가루, 쪽파 등 거의 대부분을 울안공동체 도시농부들이 직접 농사지은 것으로 김장을 하는데 며칠에 걸쳐 배추를 절이고, 양념을 만드는 등 김장준비를 하면 하루는 쪽방식구들에게 나눠줄 김장을 또 하루는 울안식구들이 먹을 김장을 담근다. 올해도 어김없이 한국자산관리공사 봉사팀, 대전중부소방서 의용소방대원들, 쪽방식구들, 울안공동체 식구들, 그리고 올해 처음으로 참여한 육군학사장교대전세종충남지구회 등의 자원봉사로 잘 마칠 수 있었다.

벧엘의집이 쪽방식구들에게 김장 나누기를 시작한지도 벌써 4년차가 된다. 당시 김장김치 후원이 줄어들고 도시농부들의 배추판매를 돕기 위해 무식하게 시작했는데 이제는 연중행사로 자리 잡은 것 같다. 사실 굳이 이렇게 고생하며 김장을 해야 하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 재정만 넉넉하면 김치공장에서 구입해서 나눠주어도 된다. 재정도 넉넉하지 않지만 무엇보다 당사자들이 직접 참여하여 내 동료들, 내 식구들이 먹을 김장을 직접 담그는 공동체를 만들어 가고, 판로가 녹록지 않은 도시농부들의 농산물을 직접 소비해 주고, 참여단체들이 봉사를 통해 더불어 사는 세상의 맛을 찾아가는 일석삼조의 기대를 갖고 힘든 길이지만 가고 있는 것이다.

벧엘의집 김장 담그기는 단순히 김장을 하는 것이 아니다. 상생의 길을 찾는 또 하나의 실험인 것이다. 경제적 논리나 방식이 아닌 비록 가진 것은 없어도 내 품을 들여 나눌 수 있으면 나누는 새로운 당사자 운동을 지향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한 공동체 내에서 당사자가 생산한 것을 다시 당사자가 소비하는 그래서 서로가 서로에게 기대는 지역경제순환을 통해 지속가능한 사회, 상생의 사회를 실험하고 있는 것이다.

비록 4년이 되었다고는 하지만 아직은 벧엘이 중심이고, 참여단체들이 중심이고, 나름 실험하고 있는 지역경제순환 공동체도 미흡하다. 그러나 언젠가는 당사자들이 중심이 되는 나눔과 상생, 더불어 살아가는 공동체의 동력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날을 꿈꾸며 올해도 5000포기의 김장을 담그고 있는 것이다. 샬롬.

기독교타임즈 webmaster@kmctimes.com

<저작권자 © 기독교타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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