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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넘고 물을 건어서

기사승인 2018.10.21  01:1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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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장호 목사, 덕수교회

   
▲ 김장호 목사, 덕수교회

섬이라고 해서 온통 바다만 있는 것은 아니다. 특히 내가 섬기는 섬, 덕적도는 인천에서 1시간 거리에 있는 섬으로, 섬 중에서 제법 높은 산(292m)이 있는 섬이다. 그래서 주말에는 산악회 회원들로 선표가 매진되고, 온 섬이 등산객과 자전거 동호인들로 붐빈다.

내 친구들은 섬에서 사역한다고 하니까 생선과 해산물을 많이 접하는 줄 안다. 하지만 덕수교회가 속한 동네의 성도들 생활 수단은 어업도, 농업도 아니다. 농사는 단지 자신들의 먹거리를 해결하기 위해, 자녀들에게 나누어 주기 위한 것들이다. 주된 생활은 마을의 노인 일자리, 해안 쓰레기 정리 등 정부에서 지원하는 일자리 등으로 생계를 이어간다. 그리고 부수입으로 산에서 나물을 캐고, 마을 기업으로 생활한다.

겨울에는 추운 바닷바람을 맞으며 굴을 쪼아오고, 여름에는 햇볕에서 땀 흘려 쓰레기를 주워 번 돈으로 십일조를 드리고, 감사헌금을 드린다. 이렇게 드려진 헌금을 통해 나는 사례비를 받고, 사택의 공과금과 난방비를 해결한다. 결코 한겨울에도 “춥다”는 소리를 할 수 없었다. 심지어 한 달에 한 번 목회자 회의를 위해 인천으로 나오는데, 도저히 헛돈을 사용할 수 없었다. 좋아하던 별다방의 커피는 잊은 지 오래였다. 그러다 보니 급변하는 세상 속에서 나 홀로 고립된 느낌이 들기도 했다. “커피 한 잔에 내 마음이 이렇게 흔들리고…. 양심을 생각하며 마셔야 하나?” 하는 자괴감도 들기도 했다. 집에 돌아와서 아내를 보니, 머리를 다듬지 못해서 다 풀어진 머리에, 길어진 머리를 고무줄로 묶은 모습이 보였다. 유학 시절 보다도 더 꾸미지 못하고 사는 모습에 속상해 지금까지도 남몰래 눈물을 참아내고 있다.

우리 마을에는 버섯, 산나물 등을 채취하는 마을기업을 운영한다. 산속에 있는 마을기업을 가는 길은 비포장도로라서 차는 들어가지 못한다. 산속을 약 1시간 걸어가야 한다. 이곳에서 주민들이 일하고 있다는 정보를 입수하면 아내와 함께 배낭 속에 전도 물품을 챙기고, 등산화를 신고 출발한다. 그런데 가는 중에 여러 가지 일들이 생긴다. 

내 키보다 큰 구렁이를 만나면 나뭇가지로 살짝 치워준다. 어느 날은 쇠살모사가 똬리를 틀고 앉아서 우리를 쳐다보고 있었다. 문득 드는 생각이 ‘목사가 전도하러 나섰더니, 사탄이 뱀을 유혹해서 방해하게 하는구나’ 했다. 먼발치에서 비켜주기를 기다렸지만 소용없었다. 돌을 들어 던지고는 빠른 걸음으로 그곳을 지나왔다. 잘 봐뒀다가 돌아가는 길에 어려운 일 당하지 말아야지 하며 아내에게 이곳을 사진으로 남겨두라고 한다. 하지만 돌아오는 길에는 눈에 띈 더덕을 캐며 오느라 그 장소를 잊어버렸다.

마을 기업이 있는 곳에서는 감동의 물결이 출렁인다. 이장님이 말하기를 “먼 곳까지 와서 맛있는 커피도 주고, 재밌는 이야기도 해주니까 고맙다”고 한다. “그럼 그 고마움을 교회에 나오셔서 예수님을 믿는 것으로 대신하세요” 했더니 당장 그 주일부터 교회에 나오겠다고 약속했다. 이장님 부부는 그 주간에 진짜로 교회에 와서 등록했다.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이렇게 전도하며 다니다 보니 한 달이 한 시간처럼, 일 년이 하루처럼 지났다. 어느새 7년이라는 시간이 흘러서 8년째 덕적도에서 사역하고 있으니 말이다. 

섬 교회에서 전도한다고 하니까 옆 섬에서 사역하는 목사님이 그런다. “섬에서 전도를 해요? 절대 안 됩니다. 내가 다 해봤어요. 절~~대!!! 안! 돼! 요!”라고 했다. 그리고 그 뒤에 더 심한 말도 서슴지 않았다. 그 소리에 좌절이 되고 ‘정말 희망이 없는 건가?’ 하는 생각에 무기력해질 뻔했지만, 주변의 좋은 선배들은 섬에서 전도한다는 소식을 듣고, 많은 격려와 위로를 아끼지 않았다. 그 격려와 위로에 더 열심히 전도했다. 그 사이 덕수교회는 배가의 부흥이라는 엄청난 성장을 하고 있었다. 

기독교타임즈 kmctimes@kmctimes.com

<저작권자 © 기독교타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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