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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음의 의무

기사승인 2018.08.18  02:4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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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76호 사설

세계 최대 장로교회 명성교회의 세습 소식이 전해진 이후 한국교회 전체에 반발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해당 결의에 참여한 예장 통합 총회 재판국 위원들을 향한 여론은 따가울 정도로 차갑지만, 연령과 지위고하를 막론해 각자의 자리를 내던지 듯 터져 나오는 소신있는 목소리는 공동체의 내부 자정력에 대한 희망을 주고 있다.

소망교회 김지철 목사, 전 높은뜻연합선교회 대표 김동호 목사, 안동교회 원로 유경재 목사 등 원로목회자들은 명성교회의 세습과 총회의 판단을 공개적으로 질타하고 나섰고, 통합 목회자연대는 하나님의 공의보다 사람을 위한 부끄러운 판결을 내렸다며 총회의 자정력 회복을 촉구하고 나섰다. 옥성득 UCLA 교수(교회사)는 “장로교회가 80년 전 신사참배 결의보다 더 큰 죄를 범했다. 언젠가 통합총회가 재를 덮어쓰고 회개해 결의를 무효로 돌리는 날이 오기를 기대한다”며 사직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이 같은 내부의 목소리가 얼마나 자정력을 발휘해 공동체의 질서와 투명성을 지켜낼 수 있을지 모르지만, 세습방지법을 최초로 통과시키고도 즉시 시행을 유보하며 남은 세습을 조용히 마무리한 감리회 입장에서 보면 사실상 이해가 어려운 모습일 수 있다. 

감리회는 언제부터인지 모르는 기간 동안 금권선거를 방치·묵인해왔고, 그 결과 10년 넘게 끊이지 않고 이어지는 감독회장 사태의 여파 속에서, 남녀노소 누구 하나 개인의 목사직을 반납하거나 자리를 걸고 목소리를 내는 사람을 찾아보기 어렵게 만들었다. 개인이 금권선거 의혹과 선거의 절차상 하자를 근거로 선거무효 소송을 시작하는 일에도 공동체의 투명성 재고와 공익을 추구하기보다 ‘조건’에 따른 ‘합의’라는 사익으로 귀결되고 있으니 말이다. ‘승자독식’의 감리회 정치구조 속에서 자신이 시작한 소송이니 입장만 맞으면 얼마든지 취하할 수 있다는 식의 주장은 ‘사익’을 우선시하는 시장경제에서조차 용인되지 않는다. 인간 본성인 사익추구 욕구에 대해 옳거나 그르다고 판단할 수 없다고 말하는 ‘사익론’에서 조차 사익추구를 어떻게 사회적 이익증대로 연결시킬 수 있는지를 목표로 삼고 있으니 말이다.

사적 재산권에 대한 사회적 보장이 약했던 시절, 권력자는 자신의 사익을 위해 사적 재산을 약탈하기 쉬웠다. 당시 부의 축적을 위한 사익추구는 소수의 권력층에만 허용될 수밖에 없었다. 당연히 대다수 개인에게는 사익의 결과물인 사적 재산을 형성할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고, 결국 종교와 이념, 사상 등이 권력층의 사익추구를 경계하는 기능을 수행해 왔다.

재미있는 사실은 인간은 사익추구를 위해 스스로 정직성, 부지런함, 겸손함 등의 덕목을 기르게 한다는 점이다. 또 사익추구에 대한 욕구는 필요시 거만한 사람을 고개를 숙이게 만들고, 언행의 신중함과 정직성, 예의범절과 사려 깊음 등을 배우도록 하기도 한다. 이렇듯 재산권 보호와 개인의 사익추구는 사회적 부를 증대시키는 방향으로 나아가지만, ‘선거’를 통한 정치의 현장에서는 정치인의 사익추구가 공동체의 이익으로 작용하는 일이 쉽지 않다. 정치인들이 표를 얻기 위해 투입한 자산이 결국엔 공적 자산을 낭비하거나 사적 재산권을 제한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사익’이 우선시되는 ‘시장경제’에서도 정치의 사익추구가 허용될수록 사적 재산권의 제약을 증대시켜 미래를 불안하게 한다고 보기 때문에, 사익추구는 허용하고 정치의 사익추구를 금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결국 복음의 진리를 잃은 나머지 사익추구의 정도에서조차 멀어진 한국교회가 회복되는 길을 잃은 것을 되찾는 길밖에 없다. 감리회 창시자인 존 웨슬리가 작성한 ‘연합신도회 총칙’은 현재의 기독교대한감리회의 헌법인 ‘교리와 장정’ 뿐 아니라 전 세계 감리교도들의 신앙 기초가 됐다. 우리가 감리회 공동체에 속해있는 이유는 분명하다.

“이 회(會)에 들어오기를 원하는 이들에게 요구하는 것은 한 가지 조건뿐이니 곧 장래의 노하심을 피하고 자기들의 죄에서 구원함을 얻고자 하는 소원이다. 이 뜻이 마음 가운데 작정된 이는 행실로 나타날 것이다. … 만일 우리 가운데 누구든지 이 모든 것을 지키지 아니하거나 그 가운데 하나라도 습관적으로 어기면 그 영혼을 돌아보는 책임이 있는 이에게 알릴 것이다. 우리가 그 실행의 그릇된 것을 훈계하고 또 얼마 동안 참아 지낼 것이나 그때에도 회개하지 아니하면 그이를 우리 가운데 참여하지 못하게 할 것이다. 이렇게 한 이후에야 우리는 우리의 영적인 의무를 다한 것이 된다.”

기독교타임즈 kmctimes@kmctimes.com

<저작권자 © 기독교타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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