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쉼은 명령입니다

기사승인 2018.06.08  10:3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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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병삼 목사, 만나교회

벌써 20년도 더 된 노래 하나를 소개합니다. 고인이 된 신해철 씨가 작사, 작곡한 ‘도시인(1992)’이라는 노래입니다. “아침엔 우유 한잔, 점심엔 패스트푸드, 쫓기는 사람처럼 시계 바늘 보면서, 거리를 가득 메운 자동차 경적소리, 어깨를 늘어뜨린 학생들. This is the City Life”

20년이 넘는 세월이 흘렀지만, 여전히 우리가 사는 세상은 참 바쁘고 정신 없습니다. 뭔가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보겠노라고 열심히 달려온 부모 세대가 자녀 세대에게 물려준 것은 ‘보다 더 바쁜 세상’이 되어버렸습니다.

‘바쁘다’ ‘지친다’ ‘탈진했다’라는 표현이 가장 잘 어울리는 현대사회에서 ‘안식일을 기억하며 거룩하게 지키라’는 십계명의 제4계명은 정말 필요한 계명인 동시에 가장 지키기 어려운 계명이 아닌가 싶습니다. 사실 이 계명을 가르치고 먼저 순종해야 할 목회자들, 교회의 임직자들이 도리어 제대로 안식하지 못합니다. 고든 맥도날드가 쓴 「그들은 교회가 아니라 리더를 떠난다」라는 책에 나오는 이야기입니다. “제가 목회했던 교회에서 한 장로님은 주일 긴 오전시간을 아주 바쁘게 보낸 뒤에 이렇게 말했습니다. 하나님이 일주일에 하루만 안식일로 지키라고 해서 얼마나 다행인지 모릅니다. 이틀이었으면 신경쇠약에 걸렸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분주함과 탈진은 하나님으로부터 말미암은 것이 아닙니다. 성경은 분명 게으름에 대해서 질책합니다. 그러나 ‘쉼(안식)’에 대해서는 계명을 통해 ‘명령’합니다. 쉼은 하나님의 명령입니다. ‘안식’이 얼마나 중요했으면 쉴 필요가 없는 하나님이 6일 동안 천지를 창조하시고, 마지막 하루를 쉬셨겠습니까?

그 옛날, 이스라엘 백성에게 주어진 십계명은 올무가 아니라 자유를 주시는 선물이었습니다. 430년간 노예였던 이스라엘 백성에게 ‘쉼’과 ‘안식’은 없었습니다. 그들은 노예생활을 하면서 ‘쉼’의 패턴을 잃어버렸습니다. 그리고 무엇이 제대로된 ‘쉼’인지 잃어버렸습니다. 마치 오늘날의 우리들처럼 말입니다.

2018년 대한민국의 트렌드를 나타내는 키워드 중에 하나가 ‘워라밸’이라는 단어입니다. 일과 삶의 균형(Work and Life Balance)을 의미하는 신조어입니다. 분주한 업무와 일상 생활 가운데 삶의 여유와 여가를 즐기는 시간들로 균형을 맞추어 가자는 의미입니다. 그래서 요즘 사람들은 여행을 참 많이 합니다. 그런데 대단한 관광지로 여행을 다녀오는 것이 진정 ‘워라밸’을 만들어낼 수 있을지 의문이 듭니다. 왜냐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일주일 남짓되는 여행에서 분명 행복을 느끼지만, 이내 돌아오는 비행기에서 좌절과 절망을 맛보기 때문입니다. 다시 마주할 일상이 두렵고 피하고 싶기 때문이지요. 이는 ‘안식’이 아니라 ‘도피’입니다.

그러나 하나님이 말씀하시는 ‘안식’은 일상을 도망치는 자리가 아니라 일상을 더욱 힘차게 살아내게 하는 힘이 됩니다. 성경은 안식일을 지키는 것에 두 가지 전제조건을 제시합니다. 하나는 ‘기억하라’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거룩하게 지키라’는 것입니다. 이 원칙안에서 우리가 ‘쉼’을 누릴 때, 우리의 여행, 여가, 휴식은 모두 ‘안식’이 될 수 있습니다.

첫째, 우리는 ‘쉼’의 시간을 통해 하나님을 기억하고, 하나님께서 하신 아름다운 일들을 기억해야 합니다. 이스라엘 백성은 안식일을 지키며, 안식할 수 없었던 지난날을 회상하며 자신들을 구원하시고 자유를 주신 하나님을 생각할 수 있었습니다. 우리의 쉼과 안식에도 하나님을 기억하고, 나를 향해 흐르는 여전한 주님의 사랑을 생각하고 음미하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둘째, 우리의 ‘안식’은 거룩해야 합니다. 이는 교회 안에서만 성스럽고 정숙하게 쉬라는 의미가 아닙니다. 세상에 없는 ‘하나 뿐인 자리’로 나아가야 한다는 뜻입니다. 바로 하나님 아버지의 품입니다. 예수님은 가르치시고, 전도하시고, 병자들을 고치시느라 그 누구보다 분주한 일상을 보내셨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탈진하지 않았습니다. 주님은 새벽 미명, 그리고 때로는 깊은 밤 아무에게도 방해받지 않는 시간과 장소에서 하늘 아버지의 품에 안겨 기도하시고 안식하셨기 때문입니다.

“안식일을 기억하며 거룩하게 지키라”는 계명을 다시 돌아봐야 할 때입니다. 쉴 줄을 모르고, 쉬어서도 안 되는 현대사회에서 ‘탈진의 노예’가 되는 것이 아닌, 구원 받은 백성으로서 쉼과 안식을 누릴 줄 아는 ‘자유인’이 되어야 할 때입니다.

기독교타임즈 21cpress@hanmail.net

<저작권자 © 기독교타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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