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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이 있어 참 좋습니다

기사승인 2018.05.24  14: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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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은 목사. 재미있는교회

예배인원이 5명 미만인 작은 교회에서 교육전도사로 첫 사역을 시작했습니다. 담임목사의 자녀들로만 시작한 어린이예배의 빈자리를 채워보고자 학교로, 놀이터로, 공원으로 아이들이 모일 수 있는 곳이란 곳은 모두 찾아갔습니다. 바깥에 나와서 놀기를 좋아하는 아이들은 항상 달립니다. 한여름에도 달립니다. 뜨거운 땡볕아래 축구하고 있는 아이들에게 아이스크림을 건네며 친해지기를 시도했습니다. 첫 시작은 그랬습니다.
다음날 운동장에 왔더니 또 그 아이들이 얼굴 다 태워가며 공을 차고 있습니다. 얼른 과일가게로 뛰어가 시원한 냉장 수박을 사서 과도와 쟁반을 챙기고 아이들이 지쳐갈 무렵 그늘에서 수박을 썰기 시작했습니다. 그 때 제 눈에 한 무리의 아이들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이 아이들 손에도 축구공이 들려 있었는데 아무래도 형들이 운동장을 독차지 하고 있어 쉽사리 공을 차러 들어가지 못하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한참을 구경만 하던 아이들에게 조용히 다가가 물었습니다. “형들이랑 한판 붙을까?”
당시 20대였던 저에게 초등학생 정도는 상대 할 만 했나봅니다. 저는 저학년들, 그리고 잘 못하는 아이들을 제가 포함된 팀으로 고학년 형들에게 도전했습니다. 그렇게 경기를 하고나면 학교 앞 문구점으로 가서 저렴한 아이스크림을 잔뜩 사옵니다. 그리고 운동장에 있는 모든 사람들(학부모, 모래놀이하는 아이들, 산책 나온 어르신)에게 하나씩 나누었더니 어느새 그 운동장에서 저는 인기스타가 되어있었습니다. 아이들도 제가 좋은 눈치입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동네 아저씨 몇 몇분들이 아이들과 함께 운동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이제는 경기 후 간식을 사주는 사람이 한 명이 아니라 여러명이 된 것이지요. 물론 경기를 같이 하던 아이들의 아버지, 형, 삼촌들이었습니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다보니 아이들은 제가 뭐하는 사람인지 궁금해 했고, “OO교회 전도사님이야~”하고 이야기 했더니 다음 주일예배에 10여명이 우르르 몰려왔습니다. 부임 후 첫 예배에 3명이 있었는데 순식간에 4배 부흥한 교회가 되었지요. 여름성경학교를 진행하는데 어찌나 재미있던지 지금도 생생합니다.
시간이 지나 꽤나 먼 거리에 있는 지역에서 개척을 하고 담임전도사가 되었습니다. 운동장 축구전도의 좋은 추억을 되살려 한겨울에 학교로 나갔더니 열정 있는 아이들이 두꺼운 외투를 입은 채로 공을 차고 있습니다. 다짜고짜 아이들 사이에 끼어들어 같이 놀기 시작했습니다. 경기 후에는 떡볶이도 사먹고 교회로 데려와 음료와 과자도 제공했습니다. 월세도 감당하기 힘든 개척교회 전도사가 소매는 다 낡아 떨어져가는 데 옷 사 입을 돈으로 아이들 먹이고 똑같은 수준에서 놀고 있으니 제 주변에는 아이들이 북적대기 시작했습니다.
그 찰나 교회학교연합회에서 어린이 축구대회를 진행한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매일 같이 있던 아이들을 모아 축구팀을 만들고 방과 후 매일같이 모여 운동했습니다. 소식을 들은 이웃교회 목사님께서는 다른 목사님들께 도움을 요청하여 축구공 10개, 유니폼 20벌을 지원해 주셨고, 재미있는교회 FUN CHURCH, 줄여서 FUNCH FC를 창단하게 되었습니다. 유니폼을 지원해 주신 목사님을 모시고 창단식을 진행했고, 아이들은 제각각 싸인을 한 티셔츠 한 벌을 목사님께 선물했습니다. 일이 커졌습니다. 그냥 전도를 위해서 하던 움직임이 아이들에게 유니폼을 제공해주는 창단식도 진행하게 되었지요. 눈에 띄는 밝은 색의 상의에 자신의 이름이 적힌 유니폼을 입고 학교에 우르르 등교하자 아이들의 관심이 온 통 집중되었습니다. 근처에 축구 좀 한다는 아이들은 모두 모이기 시작했습니다. 저희 가족들끼리 시작한 주일예배는 어느새 유니폼 입은 어린이들로 가득 차있었고 축구하는 교회로 소문이 나기 시작하면서 친구의 친구를 자연스럽게 전도하는 교회가 되었습니다.
시간이 지나고 나니 그들은 청년이 되었고, 직장생활을 하면서 십일조 생활도 하고 돌아가며 주일 점심식사도 준비하는 듬직한 기둥들이 되었습니다. 하나하나 챙겨주고 가르쳐 줘야 했던 아이들, 이제는 지쳐있는 저를 챙기고 걱정하는데 어찌나 감사한지… 이제는 작은 일도 함께 해주는 그들이 있어 참 좋습니다.

기독교타임즈 21cpress@hanmail.net

<저작권자 © 기독교타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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