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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조찬기도회와 빌리 그레이엄 장례식

기사승인 2018.04.17  22:5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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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병삼 목사. 만나교회

조금 지난 이야기지만, 지난 2월 말 같은 시기에 미국과 한국에 커다란 기독교 행사와 의식이 있었습니다. 하나는 근세기 가장 존경 받는 영적리더였던 빌리 그레이엄 목사님의 장례식이었고, 다른 하나는 국가 조찬기도회였습니다.
빌리 그레이엄 목사님의 장례식에 조문을 갔던 한 분으로부터 들은 이야기입니다. 2000여 명이 참석한 장례식에는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과 각 부처 장관, 주지사들을 비롯해 여러 유력한 인물들이 함께 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1시간 반 가량의 장례식에서 유력 정치인들 중 누구도 특별한 순서를 맡은 이가 없었답니다. 대통령을 포함해서 말이지요. 그리고 모든 행사가 끝날 때까지 그저 다른 것 없이 참석만 하고는 자리를 떠났다고 합니다. 
부러웠습니다. 그저 대통령도 장례예배에 참석한 한 명의 회중일 뿐이라는 것이 참 부러웠습니다. 그 자리는 한 영적 거장을 애도하며 드리는 ‘예배’였기 때문에 굳이 대통령이 드러나야 할 이유가 없었던 것입니다.
같은 주간 한국에서는 대통령을 모시고 국가 조찬기도회가 열렸습니다. 지난 정권과 지지난 정권에서도 그랬듯이, 국가 조찬기도회를 바라보는 크리스천들은 그 기도회가 진정한 예배라고 생각하지 않는 듯합니다. 어떤 시사평론가가 ‘국가 조찬기도회’에 대해 이런 말을 하더군요. “이 땅의 개신교회 목사들이 국가 조찬기도회 때마다 기도하고 축복한 대통령 중에 끝이 좋은 사람이 하나도 없었다”라고 말이지요. 또 어떤 이들은 국가 조찬기도회에 참석한 크리스천들을 향해, “그들은 체면도 없고 소신도 없는 사람들이다”라고 신랄하게 비판을 하기도 합니다. 
부끄럽습니다. 하나님을 믿지 않는 사람들에게 비쳐진 조찬기도회와 크리스천들의 모습이 그러하다면, 하나님을 믿는 우리들에게 비쳐진 국가 조찬기도회의 모습은 어떨까요? ‘기도회’라는 이름으로 행해지는 그 시간들을 우리는 과연 ‘예배’라고 말할 수 있을까요? 하나님이 드러나지 않는 예배, 하나님의 영광이 가려진 예배가 과연 예배일 수 있을
까요?
그 기도회에서 하나님의 영광이 가려지는 명백한 증거는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기에 앞서 세상의 권력만이 그 기도회에 보이기 때문입니다. ‘기도회’라는 이름으로 우리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하고, 우리가 바라는 것만을 이야기한다면 과연 기도회라고 말할 수 있을까요?
물론 하나님 앞에서 나라를 위해 기도하는 것이 뭐가 잘못될 것이 있겠습니까? ‘대통령’이라는 직책을 가진 사람이 좋은 지도자가 되기를 원하는 마음으로 기도하는 것이 무엇이 잘못된 일일까요? 그런데 문제는, 그동안 수없이 많은 그 ‘조찬기도회’에서 진정 하나님을 향한 간절한 기도와 외침보다는 그저 대통령의 치적과 이념을 축복하는 말들만 쏟아졌기 때문입니다.
제가 요즘 교인들에게 그리고 저 자신에게 자주 하는 말이 있습니다. “하나님의 말씀으로 인해 우리의 마음이 불편해 지기를…” 그런데 우리는 그 동안 그 ‘기도회’에서 대통령의 마음을 불편하게 하기 보다는, 그들이 듣기 좋아하는 말들을 참 많이 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그 기도회를 바라보는 많은 사람들이 그 ‘기도회’를 기도회로 여기지 않는 듯합
니다.
그래서 또 한 번 황당한 꿈을 꿉니다. 누군가 국가 조찬기도회에서 하는 기도로 인해 참석한 사람들의 마음이 불편해지고 대신 하나님의 마음이 기뻤으면 하는 꿈 말입니다. 누군가 국가 조찬기도회에서 하는 설교로 인해 대통령의 마음이 불편하고 하나님의 마음이 시원했으면 하는 꿈 말입니다. 그리고 그 불편함으로 인해 대통령의 삶과 가치관이 변해, 끝내는 많은 국민들의 축복을 받는 대통령이 되었다는 말이 회자 되는 꿈을 말입니다.
부디 국가 조찬기도회가 하나님을 알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조롱거리가 되는 기도회가 아니라, 그들의 마음속에도 기대감을 줄 수 있는 그런 기도회가 될 수 있기를 꿈꿔 봅니다. 나아가 진정 하나님만을 두려워하는 우리 크리스천들의 그 간절한 기도로 인해 하나님을 알지 못하는 이들의 마음이 움직일 수 있는 그런 소원을 꿈꿔 봅니다.
그저 이 땅을 살아가는, 그리고 하나님의 나라를 꿈꾸는 목사의 작지만 간절한 소원입니다.

기독교타임즈 21cpress@hanmail.net

<저작권자 © 기독교타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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