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fault_top_notch
default_news_top
default_setNet1_2
default_news_ad1
default_nd_ad1

사랑으로 하나되는 교회

기사승인 2018.04.17  22:55:54

공유
default_news_ad2

- 이재은 목사. 재미있는교회

목회를 결심하고 나서 가장 많이 들었던 이야기는 “하나님께서 너에게 주신 소명을 발견하라” 였습니다. 지금까지 겪어온 길들이 어쩌면 하나님께서 예비해주신 길이 아닐까 하고 제가 걸어온 발자취를 돌아보았습니다. ‘누구보다도 더 불행하게, 안타깝게, 힘겹게 살았어야 할 우리 가족이 하나님의 돌보심으로 여기까지 걸어왔구나!’ 라는 생각을 하니 저와 같은 처지에 살고 있는 다른 사람들을 위해 예수의 사랑을 실천해야 겠더라구요. 고아와 과부를 아끼셨던 예수님처럼, 제 남은 삶을 주님께서 못 다하고 가신 길을 걷기로 다짐했습니다.
장위동에 교회를 개척하면서 저는 건강하지 못한 가정의 외로운 아이들을 위해서 할 수 있는 일들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집에 늦게 들어오시는 아버지 또는 어머니를 마냥 기다리기에 외로울 때면 저희 집에 와서 잠을 자기도 하고, 학원을 보낼 여력이 안 되는 가정형편의 아이들은 집으로 불러 공부도 가르쳐주고, 학교 운동장으로 불러내서 같이 운동도 하고, 열이나서 학교에 못가고 있는 아이들은 병원에도 데려가는 등 아픔을 함께 이겨내는, 그렇게 모인 아이들이 세워가는 교회가 되기를 소망했습니다.
아픈 만큼 성숙한다는데 이별의 아픔은 그중 가장 큰 아픔이 아닐까요?
작년 여름, 청소년 한 명이 제게 상담요청을 하고 교회를 방문했습니다. 중1때부터 재미있는교회와 함께 자란 친구인데 이번에 부모님이 이혼을 하시나봅니다. 차라리 울기라도 했으면 좋겠는데 덤덤하게 어찌해야할지를 묻습니다. 얼마전 오토바이사고로 친구도 한명 떠나보냈던 이 아이에게 순간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많이 망설였습니다. 그 누구보다도 이별의 아픔을 잘 아는 저였기에 가슴이 찢어지는 것 같았지만 더 힘들어 할 것 같아 같이 슬퍼 할 수가 없었습니다. “괜찮아, 나도 홀 어머니 밑에서 자랐어, 자주 연락드리고 왕래하면 되니 너무 걱정 말아라, 힘내서 살자” 하고 아무렇지 않게 웃으면서 고기를 실컷 먹여서 집으로 귀가시켰습니다. 그날 이후로 이 친구의 모습을 교회에서 볼 수가 없었습니다. 주말이면 아르바이트를 해서 용돈을 벌어야 했기 때문이지요.
새 학기로 바쁜 3월에 검은색 정장을 입은 한 청년이 예배 중에 늦게 교회에 들어왔습니다. 개척교회 특성상 새신자가 오면 정성을 다해 모시게 됩니다. 기쁜 마음으로 인사를 나누려고 갔는데 제 앞에 있는 검은색 정장, 아니 제복을 입은 청년은 바로 작년부터 교회에 나오지 못했던 그 청소년이었습니다. 어찌나 반갑던지 한참동안 이야기를 나누다가 헤어졌습니다.
그 후 여러 명의 전화를 받았습니다. 원하는 대학을 진학하기 위해 열심히 준비하던 아이들, 체대를 들어가기 위해 피눈물 나는 입시를 준비하고, 원하는 대학에 가기위해 재수도 했던 아이들이 다들 좋은 대학에 갔더라구요. “목사님의 기도에 힘입어 합격했다”며 마음에 없는 소리 하는데 하나님이 함께 하시는 이들의 삶이 참으로 기대되기 시작했습니다. 자기는 세례 받은 사람이라며 공부는 안하고 아르바이트 해서 벌어온 적은 월급의 십일조를 드리는 아이, 토요일 축구대회에 참여할때면 새벽같이 와서 힘을 보태고, 다음날 새벽까지 예배준비를 도와주는 아이, 찬양단 연습한다고 남자친구 교회에 데려와서 구경시키고 연습하는 아이, 저처럼 부족한 목회자에게 이런 귀한 일꾼들이 함께 하고 있다는 것이 큰 기쁨이고 행복이지요.
하루는 이들에게 ‘놀고 싶고, 자고 싶고, 쉬고 싶은 그 시간을 나와 함께 해줘서 고맙다고, 왜 너희들은 내 옆에서 아까운 시간을 다 보내고 있냐’ 고 물었더니 “아버지 같아서요” 랍니다. 어쩌면 저도 모르는 사이 아버지의 빈자리를 그리워하며 늘 아파했던 제 아픔을 이들은 겪지 않길 바랬었나 봅니다. 저도 모르게 아버지의 빈자리를 채우고 있었던 것이지요. 지금도 같이 있을 때면 가족과 같은 편안함이 있습니다. 이런 모습이 그리스도안에 한 가족이 아닐까요? 나만 아니면 되고, 나만 이득보면 되는 이런 이기적인 세상에서 우리들의 사명은 더 희생하고, 더 사랑하며 진정한 그리스도 공동체로 한 가족으로 살아가는 것입니다. 예루살렘의 큰 흉년이 들었을 때 자신들도 먹고살기 힘들었지만 예루살렘교회를 위해 헌금했던 마게도냐 지역 교회의 모습처럼, 작은 사랑의 실천으로 진정한 그리스도 안에 한 가족을 이루고, 사랑으로 하나 되는 모두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기독교타임즈 21cpress@hanmail.net

<저작권자 © 기독교타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default_news_ad5

일반기사

문화

1 2 3 4
item53

교육

1 2 3 4
item54

미션

1 2 3 4
item55

오피니언

More Section
default_news_bottom
default_nd_ad4
default_bottom
#top
default_bottom_notc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