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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사랑을 전합니다

기사승인 2018.03.16  09:0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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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은 목사(재미있는교회)

1994년 10월 성수대교 붕괴, 1995년 6월 삼풍백화점 붕괴, 참 많은 사람의 목숨을 앗아간 사건들이었지요. 어린 시절 이런 끔찍한 대 참사를 보고 자란 한 어린아이가 있었습니다. 트라우마 였을까요? 그 해 여름, 이 아이는 창세기에 등장하는 요셉처럼 매일 밤 같은 꿈을 꾸기 시작합니다.

꿈 속에서 하얀색 보자기 유령의 형상을 하고 굵은 백발의 머리 두 세가닥을 흔들며 다니는 ‘흰피’라는 괴물에게 쫓겨 사람들과 함께 울면서 숨고, 도망다니는 내용이었습니다. 그러던 중에 무언가에 ‘쿵! ’하고 부딪혀 넘어졌습니다. 울며 뛰어가던 아이가 놀라 눈을 들어 올려다보니 그 자리에는 검은 양복을 입은 아버지의 찡그린 얼굴이 보입니다. “사내자식이 매일 울면서 다니면 어떡하느냐!” 아이는 꿈속에서 아버지에게 자신을 쫓아오던 흰피의 존재를 설명하며 얼른 도망가야 한다고 아버지를 설득합니다. 조용히 그 이야기를 들어주던 아버지는 아이를 번쩍 안아 커다란 항아리 안에 집어넣고는 “여기 꼼짝말고 있어” 하고는 흰피가 쫓아오던 방향을 향해 성큼성큼 걸어갑니다. “아빠! 그쪽으로 가면 안돼~!”

그렇게 잠에서 깬 아이는 하염없이 울며 자고 있는 어머니를 애타게 부르고, 어머니는 또 잠에서 깨어 아이를 달래러 나옵니다. 다가온 어머니에게 아이가 질문합니다. “엄마, 하나님이 진짜로 살아 계세요? 천국이 정말 있는 거에요?” 아이의 질문에 어머니는 “하나님은 지금도 널 지키고 계신다. 그러니 아무 걱정하지 말고 자거라.” 하며 목에 차고 있던 작은 십자가 목걸이를 아이의 목에 걸어주고는 찬송을 불러주며 아이를 재웁니다. 신기하게도 그 날 이후로 아이는 같은 꿈에 시달리지 않게 되었습니다.

그로부터 5년 뒤 어느덧 중학생이 된 아이는 하루하루 씩씩하게 학교생활을 하는데 갑작스레 아버지의 병환으로 인해 몇 달간 부모님과 떨어져 살게 됩니다. 집에 돌아오는 길에 오랜 기간 집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계시는 아버지가 ‘혹시 암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머릿속을 스쳐지나갔고, 집에 돌아와 보니 눈물을 흘리고 계시는 할머니를 보게 됩니다. 정확히 5년이 지난 겨울, 그 아버지는 백혈병으로 투병 중에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고, 하나님 나라로 돌아 가셨습니다.

매일처럼 자신에게 호통을 치시던 아버지가 그리워서였을까요? 속병으로 일주일간 병원에 입원한 아들을 보며 이사를 결심한 어머니는 어머니의 고향인 서울로 이사를 왔고, 그러나 그 아이는 갑작스레 고등학교를 그만두고 그 나이에는 겪어 보기 힘든 세상의 어두움과 손을 잡았고, 그렇게 망가져가기 시작했습니다. 집에 들어오지 않는 아들을 보며 어머니의 가슴은 찢어져만 갔습니다. 중보기도실에 올라온 기도제목에는 이 아들을 위한 기도가 항상 걸려있었습니다.

그렇게 2년, 세상에서 지쳐 집으로 돌아온 아들에게 어머니는 검정고시를 제안합니다. 하지만 공부와는 담을 쌓고 살았던 아들에게 검정고시학원은 놀이터에 불과했고, 매일 같이 지각과 결석을 반복하며 시간만 허비하며 아까운 학원비만 낭비했지요. 시험이 1주일 남은 아들이 갑자기 마음이 바뀌었나봅니다. 밤잠을 포기하고 밤을 세워가며 깨알 같은 글씨로 공부를 합니다. 어차피 준비가 부족한 시험, 재미삼아 한번 보고 오라는 어머니의 말에 시험장에 입장했으나 말로만 듣던 ‘하얀 것은 종이요, 검은 것은 글씨’라는 현실을 맞이하게 됩니다.

그렇게 엉망으로 시험장을 빠져나와 집으로 돌아간 그 날로부터 한 달뒤 합격자 명단을 확인했는데 이게 웬걸? 전과목 합격자에 자신의 이름이 있는 것 아니겠어요? 그렇게 고등학교를 졸업하게 된 아들은 수능시험에 응시하여 턱걸이로 신학대학에 입학했습니다. 어린 시절 목사였던 아버지를 보며 ‘나도 아빠같이 멋진 목사님이 될 거야’ 라고 꿈꾸었던, 그 꿈이 현실로 다가오는 순간이었습니다.

대학생활은 즐거웠습니다. 함께 기도하며 함께 찬양하는 많은 친구들, 그 속에서 행복을 만끽하며 지내던 시간들, 더 이상 바랄 것이 없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여름, 더위를 식히기 위해 그늘에 누워있는데 갑자기 머릿속에 떠오르는 생각이 “흰 백, 피 혈, 흰 피가 백혈병이었구나… 내가 걸렸어야 할 백혈병을 아버지가 대신 지고 돌아가셨구나…”

1995년 1주일간의 악몽이 2000년 아버지를 죽게 한 백혈병에 대한 예지몽이였음을 5년이 지난 2005년도에 해석을 하게 됩니다. 그 자리에서 일어나 펑펑 울면서 아버지께서 못 다하고 가신 목회자의 길을 걷기로 결심하고, 전교인을 데리고 바닷가에 텐트치고 수련회를 진행 했던 아버지의 사역을 떠올리며 세워진 재미있는교회는 예수님의 품에 안긴 어린아이처럼 웃음이 끊이지 않는 교회로 못다한 아버지의 사랑을 전하며 그렇게 나아가고 있습니다.

기독교타임즈 21cpress@hanmail.net

<저작권자 © 기독교타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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