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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명한 소통이 신뢰를 만든다

기사승인 2018.01.06  17:1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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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70호 사설

2년 전, ‘불통’이 ‘탄핵’으로 귀결된 박근혜 정부 말기.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4조 2000억 원 지원과 함께 ‘청와대 서별관회의’가 도마 위에 올랐다. 조선업 구조조정에 천문학적 혈세가 투입되고, 국책은행마저 부실화돼는 위기를 안고 자금투입이 이뤄지는 상황인데도 회의 기록과 자료를 내놓으라는 야당의 요구에 정부는 “서별관회의는 결정에 앞서 비공개로 협의하는 의사결정 과정”이라는 답변으로 국민적 공분을 샀다. 서별관회의는 경제부총리, 청와대 경제수석, 금융위원장 등이 참석해 경제현안을 다뤄온 회의체다.

문제가 된 것은 국가 중요 사안을 논의하고 결정하면서 아무런 기록도 남기지 않는다는 데 있었다. 천문학적 공적자금을 부실기업에 지원하면서 기록이 없다고 말하는 정부를 신뢰할 수는 없는 일이다. 이 일은 한국 금융의 후진성이 관치에 있다는 사실을 전 세계에 알리는 결과도 가져왔다. 관치의 특징은 폐쇄성, 불투명성, 무책임성이다. 누구도 책임지지 않는 회의체는 존재할 필요가 없다. 아무것도 책임지지 않는 정부가 국가적 현안을 논의하고 방향을 제시할 까닭도 없다. 그러한 정부와 여당이 국민에게 어떠한 평가를 받았는지는 말이 필요 없을 정도다.

청와대 서별관회의 논란이 한창일 당시, 감리회는 ‘신뢰 속에 부흥하는 감리교회’를 표어로 제32회 총회 회기를 시작했다. 꼬박 한 해를 넘게 달려온 지금. 소속 직원들에게 일일이 동의를 받아야 하는 취업규칙을 다루는 내규개정 이사회부터 감리회 공적 재산을 다루는 이사회, 산하 교육·복지·은급 관련 이사회 그리고 최고 지도자들의 협의체인 감독회의까지. 곳곳에서 벌어지는 ‘비공개’ 회의는 ‘신뢰’라는 단어를 무색하게 하고 있다. 자연스럽게 회의 자료의 비공개 비율도 증가하고 있다. 비공개로 진행하면 당장 편할 것 같지만 회의가 종료되는 순간 속속 파헤쳐지면서 오해와 불신으로 인한 분쟁으로 이어지는가 하면 엉뚱한 피해자가 생길 수밖에 없다.

‘비공개’를 선호하는 한국교회의 회의 모습을 정치인들의 회의 모습에서 찾는 국민들의 인식과 달리 사도행전 15장에도 ‘공개’와 ‘비공개’를 오가며 격렬했던 회의 현장이 기록돼 있다. 예루살렘 공의회로 기록된 이날 회의는 선교지마다 할례를 강조하며 복음전파를 방해하는 유대 기독교인들의 방해를 참다못한 안디옥교회가 문제의 해결을 위해 바울과 바나바를 예루살렘에 파견하면서 시작됐다. 토라와 할례 같은 유대교 전통을 강조한 유대 기독교인과 이를 반대하던 이방 기독교인 간 격렬한 논쟁에, 베드로는 자신이 고넬료의 집에 복음을 전했던 일과 이미 이 문제를 예루살렘 교회 지도자들과 협의했던 일을 증언했다. 이어 바울과 바나바가 선교 현장에서 하나님께서 자기들을 통해서 하신 표적과 기사를 보고했고, 야고보는 성경의 예언을 들어 이방인에게 복음을 전하는 것이 옳은 일이라며 베드로의 주장에 함께했다.

우리가 회의라고 인식하지 않는 이 장면이 바로 성경이 증명하는 교회회의의 원형이다. 초대교회 회의 현장은 오직 하나님이 어떻게 하셨는지, 또 성경은 뭐라고 하는지만 말하고 있다. ‘공개’ ‘비공개’ 구분 없이 하나님께서는 이 문제를 어떻게 생각하시는지를 찾아가고 있다. 예수그리스도를 중심에 두고 하나님의 뜻을 찾아가면 결론은 명백하다.

투명과 소통은 공동체를 건강하게 한다. 성도들은 감리회가 어떤 결정을 어떻게 했는지, 그리고 그 결정에 따른 결과가 무엇인지 알아야 할 권리가 있다. 또한 성도들이 선출한 지방과 연회, 총회 대표는 감리교회를 하나님의 말씀으로 순종하는 공동체가 되도록 청지기의 직분을 위임받았다는 사실과 교회가 결정하고 실천한 결과에 대해 성도들에게 알려야 할 의무가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교회개혁 500주년으로 떠들썩했던 2017년도가 끝나고, 2018년도 새해가 밝았다. 사도들의 모든 회의 중심에는 예수님이 계셨기에 숨길 것이 없었다. 한국교회는 교회 공동체 회의의 원형이었던 그날의 회의 모습을 회복함이 마땅하다.
 

기독교타임즈 webmaster@kmc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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