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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은 없다

기사승인 2017.09.14  16:3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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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명 편집국장 직무대리

감리회 사태가 한창일 무렵, A 감리교회는 100억이 넘는 가격에 ‘이단’ 하나님의교회 세계복음선교회(일명 안상홍증인회)에 성전을 매각한 뒤 신도시 종교부지로 교회를 이전했다. 감리회 소속 모든 교회는 ‘교리와 장정’에 따라 모든 고정자산을 유지재단에 편입·등기한 후 보존 관리해야 하는 의무가 있으니 교회는 유지재단이사회 의결이 필요했다. A 교회 목사는 매매계약서를 포함, 재산처분에 필요한 서류를 사무국에 제출했다. 매매계약서를 확인해야 할 책무가 있는 실무자도 A 교회 부동산의 매수자가 이단이라는 사실을 몰랐을 리 없다. ‘수십억 손실’이 달린 문제라는 설득에 서류는 이들의 손을 거쳐 이사회에 상정됐다. 

이사회 당일 A 교회 목사는 “이미 이전할 신도시에 종교부지 분양을 받아놓은 상황에서 잔금처리를 위해 재산처분 결의를 해줘야 한다. 문제가 생길 경우 손실금액은 이사회가 책임져야 한다”며 유지재단 이사들에 대한 설득에 나섰다. 매수할 교회 역시 이단이 아닌 덜 이단 같은 단체로 둔갑시켰다. ‘수십억 손실’, ‘책임’이라는 말에 계약서상의 매수자가 ‘하나님의교회 세계복음선교협회’라는 사실은 결의과정에서 고려되지 않았다. 그저 책임지기 싫어하고 돈을 가장 중시하는 세상의 사람들의 원칙에 지극히 충실했다.


‘교리와 장정’상 감리회에 속한 모든 부동산의 소유권은 재단법인 기독교대한감리회 유지재단에 속하며, 교회의 모든 부동산 관리는 재단법인 기독교대한감리회 유지재단이 관계교회 관리부에 위탁해 관리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따라서 A 교회가 이단에게 교회를 팔아넘기는 과정은 단순하지 않았다.

A 교회가 이단에게 교회를 팔아넘기려면 먼저 기본재산처분전환신청서에 표시된 첨부서류를 모두 갖춘 뒤 관리부장과 담임자, 감리사, 연회감독의 서명을 받아야 한다. 이후 유지재단에 제출하기 위해 사무국 실무자의 손을 거쳐야 하고, 유지재단이사회 결의를 받고도 주무관청으로부터 허가를 받은 후에야 이전등기에 필요한 서류를 받을 수 있다.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A 교회가 유지재단으로부터 받은 이전등기에 필요한 서류를 매수자인 이단에게 넘겨주어야 이단은 해당 서류로 부동산소유권 등기를 할 수 있다. 게다가 A 교회가 새로 구입한 신도시 종교부지를 유지재단 명의로 등기했다는 증거와 기존 부동산을 이단에게 매각했다는 증거로 A 교회와 이단이 각각 매입한 부동산에 대한 등기부 등본을 모두 유지재단에 제출한 뒤에야 모든 절차가 끝난다.

이쯤 되면 당시 이러저러한 이유로 하나님의 성전을 이단에 팔아먹거나 이를 방조한 목사와 장로, 감독과 감리사, 유지재단 이사장과 이사, 사무국 총무와 실무자들이 스스로 무슨 짓을 했는지 이해가 될지 모르겠다. 밀실(密室)에서의 은밀한 거래가 이미 지난 일이고 누가 알겠냐는 착각에 빠져있을지 모르지만, 하나님 앞에 감춘 것이 드러나지 않을 것이 없고 숨긴 것이 알려지지 않을 것은 없다. 세월이 흘러 모두가 잊는다 해도 이들의 은밀했던 모든 행위가 어떤 열매를 맺게 될지는 감리회 역사와 하나님의 나라에 기록될 것이 분명하다.

감리회가 하나님의 교회다움을 지켜내는 것과 기독교 신앙의 가치를 지켜내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밀실에서 은밀히 맺은 공범자들의 밀약을 깨기 위해 먼저 그의 나라와 그의 의를 구하는 기도 역시 어설픈 다짐으로는 절대 감당할 수 없다.

하나님을 경외(敬畏)하는 것이 사람의 본분이며, 모든 행위와 모든 은밀한 일을 선악 간에 심판하실 분 역시 하나님이시기에. 오늘도 권력의 교만과 위선으로 무장한 이들 가운데서 두려움과 담대함으로 노트북을 켠다.

신동명 편집장 journalist.shin@gmail.com

<저작권자 © 기독교타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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