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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가 성직이듯 성도의 직업도 거룩한 직분"

기사승인 2017.06.14  15:4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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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종교개혁 500주년, 평신도 위상 회복 시급

성경은 평신도에 대해 하나님의 백성 전체를 지칭하지만, 오늘날에는 목회자가 아닌 이들을 가리키는 데 쓰인다. 현실을 고려할 때 목회자와 대별해 사용하는 '평신도' 호칭 사용을 막을 수는 없지만, 그렇다고 목회자와 평신도를 등급의 상하로 구분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다.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아 한국교회에 던져진 수많은 과제 중 하나는 바로 ‘성직주의 극복’의 문제이다. 특별히 각종 윤리·사회적 문제를 유발하고 있는 목회자들의 일탈을 바로잡기 위해서라도 한국교회가 목회자 중심에서 벗어나, 평신도들이 소명 의식을 바로 깨달아 위상을 회복하는 작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평신도 역할 재발견한 ‘만인제사장론’

500년 전 종교개혁은 로마 가톨릭 교회의 사제주의를 무너뜨리고 평신도의 역할을 재발견한 사건으로 평가되지만, 제도의 측면으로 봤을 때 사제주의를 완전히 무너뜨리고 평신도를 사제나 목회자와 전적으로 평등한 존재로 격상시켰다고 말하기는 어렵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지난 8일 열린 제7차 교회탐구포럼 ‘종교개혁과 평신도의 재발견’에서 발제자로 나선 이재근 교수(웨스트민스터신학대학원대학교)는 “평신도와 성직자 구분을 폐지한 개신교 내에 설교자나 목사가 스스로를 ‘신령한 자들’로 인식하고, 함께 동역해야 할 일반 평신도를 ‘육신에 속한 자 곧 그리스도 안에서 어린 아이들’(고전 3:1)로 취급하는 현상이 보편화됐다”며 “이 점에서 오늘날까지 주류로 남아 있는 종교개혁과 그 전통에 속한 교파들은 평신도의 가치를 재발견했으나, 그 개혁의 범위와 한계는 분명했다”고 말했다. 루터는 종교개혁 당시 “전 성도가 제사장”이라고 주장하며 신분의 평등성을 내세웠지만, “모두에게 설교의 자격이 주어진 것은 아니”라며 설교자와 목회자로 대변되는 교회의 직무자들과 일반 성도들 간 기능의 구별성을 두었고, 결국 이것이 오늘날 다시 계급주의화 된 개신교의 모습을 낳은 원인이 된 데 대한 비판이다. 그는 “종교개혁이 사제주의를 ‘어떻게’ 무너뜨렸는지가 아니라 ‘얼마나’로 표현하는 것이 정당하다”면서 “루터가 모든 신자는 평등하다는 이 혁신을 그대로 밀고 나갔다면 오늘날 개신교에서 목사와 신도 사이의 갈등은 없어야 한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정재영 교수(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 종교사회학)는 “루터는 만인제사장 개념을 통해서 사제와 평신도 간에는 어떠한 존재적 차이도 없음을 천명했다”며 “여기서 만인제사장은 단순히 오늘날 교회 안의 목회자와 평신도의 관계를 말하기보다 영적 직분과 세속직 사이에 차이가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목회를 성직이라고 표현하듯이 성도들의 직업 활동 역시 똑같이 거룩한 직분이며 하나님께서는 이 일로 모든 신도들을 부르셨다는 것”이라면서 “따라서 단순히 생계 활동을 하기 위해 직업을 갖는 것이 아니라 최선을 다해서 하나님께 영광 돌리기 위해서 직업 활동을 해야 하는 것”이라고 피력했다. 그는 이러한 측면에서 개신교의 전통이 교회 안에서의 삶에만 높은 가치를 부여하는 것이 아니라 교회 안에서 요구되는 엄격한 윤리 기준을 개신교인들의 모든 생활에 확대해 적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나의 의례로서 예배에 참여하는 것으로 그칠 것이 아니라 실천 윤리의 행동 지향성이 각자의 삶의 무대 위에서 표출되어 나타나야 한다는 것. 정 교수는 “여기서 중요한 것이 바로 소명 의식”이라며 “목회에 대한 소명으로 목회자를 부르셨듯이, 하나님께서는 각자의 직업 활동에 대한 소명으로 평신도를 부르셨고 그 일을 통하여 영광 받으시길 원하신다는 소명 의식이 바로 정립되어 있어야 이러한 삶을 살 수 있다”고 천명했다.

지난 8일 한국교회탐구센터가 '종교개혁과 평신도의 재발견'을 주제로 제7차 교회탐구포럼을 진행했다. 사진은 발제자로 참여한 이재근 교수와 정재영 교수, 송인규 소장(왼쪽부터)의 모습.

부족한 직업 소명 인식…교육 필요

그렇다면 평신도의 직업 소명에 대한 인식은 어떠할까? 전국 만 19세 이상 개신교인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를 진행한 결과, ‘직업 선택 전 소명 고려 여부’를 묻는 질문에 고용형태별로는 임시직이 21.0%로 가장 낮았으며, 다음으로 비정규직이 28.3%, 그리고 정규직이 39.8%로 가장 높게 나왔다. 이러한 결과로 볼 때, 어느 정도 안정되고 사회적으로 인정받는 직업일수록 직업 소명을 고려한 경우가 많았다고 응답해 직업 소명이 직업의 내용이나 귀천과 상관없이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매우 제한적으로 적용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현재 직업이 소명과 일치하는지’를 물었을 때 ‘그렇다’고 답한 이들은 고학력층(69.4%)과 화이트칼라(72.8%), 정규직(71.1%), 경제수준이 높을수록 뚜렷했다. 이러한 결과 역시 어느 정도 안정되고 사회적으로 인정받는 직업일수록 소명에 맞는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을 나타낸다. 이와 함께 ‘직장에서의 성경적 실천 가능성’에 대한 물음에 ‘불가능하다’는 인식은 블루칼라(43.1%), 비정규직(44.2%)과 경제수준이 중하/하층(46.7%)에서 높게 나와 사회적으로 지위가 낮은 경우에 직업에 대한 소명 의식뿐만 아니라 성경적으로 실천하기도 어려운 열악한 환경으로 인식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특별히 현재 일에 대한 소명 인식 여부에 가정주부를 포함해서 학생이나 무직자들은 자신의 일을 소명으로 여기거나 소명을 이루는 과정으로 이해하는 데 반해, 실제로 가정 밖의 직장에서 일하고 있는 사람들에게서는 소명으로 생각한다는 응답이 20% 안팎으로 매우 낮게 나와 이른바 사회생활을 하는 기독교인들이 자신의 직업을 소명으로 생각하는 인식은 매우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결과에 대해 그는 “루터나 칼빈은 모든 직업은 하나님이 부여하신 소명임을 강조했다”면서 “그러나 일부 직업 소명 교육 중에는 사회적으로 인정받고 안정된 직업을 선택하도록 안내하거나 그런 직업이 하나님께 영광 돌리는 직업이라는 식으로 오히려 그릇된 직업관을 심어주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바른 직업 소명 교육의 필요성을 설파했다. 정 교수는 또 “평신도들은 이미 세상에 보내진 자들이다. 일상생활의 대부분의 시간을 직장과 같은 일반 사회 안에서 보내는 평신도들은, 전문 목회자들과 같이 교회 안에서의 활동에 몰두하기보다는 자신의 삶의 자리에서 책임을 다해야 한다”며 “평신도들의 삶의 자리는 ‘교회’가 아니라 ‘사회’”라고 강조했다. 자신들이 보내진 사회 각각의 영역에서 기독교인으로서의 정체성과 책임의식을 갖고 살아갈 수 있어야 하는데, 이들이 철저하게 기독교인의 삶의 원리를 따라 사회생활을 하며 주위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칠 때 평신도들은 자연스럽게 우리 사회를 변혁시킬 주체자의 위치에 서게 될 것이라는 주장이다.

“평신도-목회자, 등급 구분은 잘못”

한편 평신도의 정체와 위상을 소개한 송인규 소장(한국교회탐구센터)은 성경이 말하는 평신도는 하나님의 백성 전체를 지칭하는 집합 명사로 사용되는 데 반해, 오늘날에는 안수 받지 않은 그리스도인 개인이나 계층, 목사 및 목회자, 성직자가 아닌 이들을 지칭하는 데 쓰인다고 말했다. 그는 “현실의 여건을 고려할 때 ‘평신도’를 목회자와 대별해 쓰는 것을 버릴 수는 없다”면서도 “그러나 그렇다고 하여 평신도가 목회자보다 ‘등급이 낮은’ 것으로 생각해서는 안 된다”고 조언했다. 송 소장은 평신도나 목회자나 함께 △그리스도인 △형제/자매 △하나님의 자녀 △하나님의 백성 △성도 △제사장 △그리스도의 몸을 이룬 지체로서 같은 신분임을 언급하며, 다만 직분이 다른 것임을 밝혔다. 끝으로 모이는 교회와 흩어지는 교회로서의 신앙 공동체의 두 측면을 구분한 뒤, 매일 생활 현장과 세상, 사회에서 생활과 선교, 증거, 그리고 봉사 공동체로서의 역할을 주도하는 흩어지는 교회로서의 평신도 계층이 예배와 선교, 소명의식 등의 사명을 갖출 것을 당부했다.

정원희 기자 whjung@kmctimes.com

<저작권자 © 기독교타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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